좌초 유람선 버리고 달아난 伊선장 항소심서 "난 고독한 희생양"
1심서 16년 1개월형 선고 받고 항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4년여 전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변에서 좌초한 크루즈선에서 승객 전원이 탈출하기 전에 먼저 달아나 '겁쟁이 선장'이라는 세계적인 오명을 얻은 프란체스코 스케티노(55)가 항소심 법정에서 자신을 희생양으로 표현하며 형량 축소를 시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케티노 선장은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개시된 연안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좌초 사건과 관련한 항소심 재판에서 "나는 그 재난의 고독한 희생양"이라며 자신에게 부과된 과실치사 혐의가 뒤집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 토스카나 해변의 글리지오 섬 인근을 지나다 암석에 부딪쳐 좌초했고, 이 여파로 승객 32명이 사망했다.
사고 당시 승무원과 승객 모두를 탈출시키기 전에 먼저 배를 떠나 공분을 산 스케티노 선장은 작년 1월 종결된 1심 재판에서부주의로 승객의 목숨을 잃게 하고, 선박 역사상 최대 인양 작업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선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물어 16년 1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무려 19개월이나 걸린 1심 재판 과정에서 사고 직전 금발의 몰도바 출신 댄서와 희희덕거리고, 배가 암초에 충돌하기 전에 인도네시아인 조타수와 의사 소통에 실패해 결국 사고를 막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항소심에서 스케티노 선장의 변호인단은 당시 좌초가 선장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며 크루즈 운영사인 코스타 크로치에레, 인도네시아 조타수,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가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타 크로치에레는 사고 피해자들과 민사상 보상에 합의하며 형사 처벌을 피했고, 인도네시아인 조타수도 책임을 면했다.
한편, 검찰 역시 스케티노 선장에게 부과된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26년 형을 주장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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