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사랑'

유지영 2016. 4. 28. 20: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대 제작기간 3년.. 시간과 집요함으로 만든다

[오마이뉴스 유지영 기자]

 다음 달 23일 <휴먼다큐 - 사랑>에는 소아조로증 환자 원기의 이야기가 방영된다.
ⓒ MBC
"사랑이라서 가능했다."

28일 MBC에서 열린 <2016 휴먼다큐 - 사랑>(아래 <사랑>)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쉬운 섭외도, 적게는 6개월에서 많게는 3년까지 출연자와 붙어 내밀한 사생활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도, 그렇게 만들어진 <사랑>만의 특별한 이야기도, 모두 <사랑>이라서 가능했다는 거다. 실제로 5월 한 달 동안 총 5편의 사연이 방송될 <사랑>에는 약 3년간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 방송도 있다. 2006년 5월 처음 방송돼 햇수로 11년째가 된 <사랑>은 시간과 집요함의 산물이다.

다음 달 2일 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될 1부에서는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엄앵란의 암 선고로 인해 변한 둘 사이의 관계를 카메라는 끝까지 쫓는다. 9일 밤 방송될 2부에서는 치매에 걸린 아내를 사랑으로 돌보는 남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3부에서는 역대 <사랑>의 제작 기간 중 가장 긴 3년의 제작 기간을 자랑하는 탈북자 '미향이'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될 예정이다. 4부는 국내 단 한 명뿐인 소아 조로증 환자 홍원기의 사연을, 5부는 영화 <트윈스터즈>로도 유명한 쌍둥이 자매를 다뤘다.

 
 
 28일 열린 <휴먼다큐 -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조성현 PD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MBC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입사 당시 <사랑>을 만들고 싶어 MBC에 지원했다고 썼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 애정이 각별하다. 다만 그는 "좋은 프로그램은 만드는 게 아니라 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압축적으로 힘들고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감정을 공유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획을 맡은 김진만 CP는 "(<사랑>은) <무한도전>과 함께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도 준비 열심히 했다"며 "요즘 국민들이 많이 힘들지 않나, 마음껏 울게 해줄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제작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사랑>에는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 고(故) 최진실의 자녀인 환희와 준희 이야기가 방송됐다. 이번에도 엄앵란과 신성일처럼 대중들에게 비교적 그 사생활이 드러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 이유에 대해 김진만 CP는 기존 방송에 비쳤던 그들의 관계와 <사랑>은 달리 다뤘다고 밝혔다.

김 CP는 "이미 쇼윈도 부부로 살고있는 그들 가까이서 부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라며 "그게 보통의 부부이고 일반적이지 않나,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는 남편처럼 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성일 선생님이 '미안하다'는 말을 처음으로 꺼냈다, 자신이 해왔던 일을 반성하고 두 분이 별거중인데 어떻게든 엄앵란의 집으로 들어오려고 노력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5부에서 방송될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는 영화 <트윈스터즈>의 영상에서 일부를 따오긴 했지만, <사랑>에서는 '자매의 엄마 찾기'에 대해 다룬다.

 
 
 다음 달 2일 <휴먼다큐 - 사랑> 1부에서는 '엄앵란과 신성일'에 대한 사연이 다뤄진다.
ⓒ MBC
아이템 찾는 것에 비하면 섭외는 비교적 용이하다고 한다. 이모현 PD는 "<사랑>을 제작하고 싶다고 하면 대체로 좋아하고 신뢰하신다"고 말했다. 11년을 한결같이 이어온 프로그램의 힘일까. (작년에 방송됐던) 안현수 선수나 가수 고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씨의 경우도 <사랑>이니 하겠다고 했다고.

그만큼 다가가는 시선은 조심스럽고 세심하다. 4부 소아조로증 환자의 이야기를 다룰 때, 그의 가족들은 그가 '죽어가는 아이'로 그려지길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의 뜻이 제작진과 맞았다. 덕분에 <사랑>은 그를 둘러싼 가족과 사랑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소아 조로증 환자는 원래 길게는 17살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 이 가족들은 죽음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 사는 가족이라 우울할 줄 알았는데,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아주 '골 때리는' 집이다. 엄마랑 아빠가 아이들이랑 막 장난을 친다. 저게 무슨 일이지 했는데, 그들이 힘든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그거더라. 6개월 이상 그들을 지켜보면서 웃음의 의미를 알게 됐고, 그래서 더 많이 슬펐다. 누군가의 삶을 6개월 이상 들여다본다는 것, 그게 <사랑>이 10년 동안 해올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 (조성현 PD)

이모현 PD는 <사랑>이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 말하며 그 독보적인 존재 가치를 강조했다. "<사랑>은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자신의 삶에 카메라가 들어오는 게 굉장히 피곤한 일일텐데 전부 용인해주신다"며 감사를 표현한 이 PD는 "그야말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에도 촬영한다, 오랜 시간 함께 있으면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고 했다. 특히 2편 '러브 미 텐더'는 <사랑>이라 섭외가 된 경우였다고 이 PD는 말했다. <사랑>이 아니었다면 이 노부부의 이야기를 볼 수 없었다는 말이다.

김진만 CP은 <사랑>은 한 마디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랑>은 5월 월요일 오후 11시 MBC다"라며 "다큐멘터리 브랜드로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만 CP의 말처럼 <사랑>은 5월에만 볼 수 있다.

다음 달 2일 월요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 된다.

 
 
 다음 달 30일 방영될 <휴먼다큐 - 사랑>에서는 영화 <트윈스터즈>로도 유명한 쌍둥이 자매의 엄마 찾기가 나온다.
ⓒ MBC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