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ye] "그럼, 막 써요?"..송혜교의 얼굴과 J사의 물타기

2016. 4. 2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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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수지기자] "무엇을 따져야 합니까?"

흔히, '물타기'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희석시키는 작업이다. 송혜교와 로만손(제이에스티나) 사이의 소송이 그렇다. '세금'으로 물을 탔다. 그 결과 본질은 흐려졌다.

정확하게, 초상권 위반 문제다. 부당 행위 여부를 따지는 소송이다. 핵심 쟁점은 무엇보다, 초상권이다. 송혜교의 사진을 써도 되느냐, 안되냐의 다툼이다.

명백한 사실부터 나열하자.

① 송혜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했다.

② J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PPL 협찬을 했다.

③ J사는 송혜교 출연 장면을 캡쳐해 매장 홍보물에 사용했다.

송혜교는 J사의 매장 홍보물에 이의를 제기했다. 드라마 장면을 광고물로 둔갑시켜선 안된다는 것. 해당 배우의 초상권 동의는 필수라는 주장이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J사는 드라마를 임의대로 편집했다. 소속사인 'UAA' 및 제작사인 'New'에 광고 활용에 대한 사전 양해 및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J사의 주장대로, 이는 PPL사의 정당한 권리일까. 드라마 제작지원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PPL사가 사용할 장면은 반드시 제작사와 협의해야 한다.

J사의 권리를 인정해도, 위반 사항은 분명하다. J사는 어디에도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해당 장면을 멋대로 잘랐고, 변형했고, 진열했다.

'태양의 후예' 제작사는 27일 "드라마 장면을 캡쳐해 광고로 활용한 업체는 J사가 유일하다"며 "무분별한 매장 광고에 대해 여러차례 경고했다"고 말했다.

④ 송혜교와 J사의 모델 계약은 2016년 1월 종료됐다.

⑤ J사는 송혜교 출연 장면을 캡쳐해 매장 홍보물에 사용했다.

이번 소송의 실질적 핵심은 초상권이다. J사의 말대로, 드라마 장면을 광고로 만들 수 있다고 하자. 그렇다고 송혜교의 초상권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송혜교 측은 "PPL은 드라마를 통한 간접노출이다"면서 "매장에서 직접 노출하는 건 그야말로 광고"라고 항변했다. PPL이 초상권의 상위개념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법원은 초상권을 "(얼굴이) 함부로 영리에 이용되지 않을 권리"로 판결했다. J사의 영리의 목적이 해당 장면을 오렸다. 간접 노출이 아니라 직접 판매다.

다음으로 J사의 주장을 좀 더 살펴보자.

⑥ 송혜교의 세금 이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다시 한 번, 이번 소송의 핵심은 초상권이다. 초상권을 쓸 수 있으냐, 없느냐에 대한 문제다. 하지만 J사는 공식입장에서 '세금'이야기를 꺼내 물을 탔다.

송혜교는 J사와 계약 기간 중 세금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J사는 "브랜드 뮤즈를 끝까지 보호하기 위해 참고 기다렸다"며 인내를 언급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J사는 국내로 한정된 모델 계약을 중국으로 확장시켰다. 추가적인 비용지급 없이 송혜교 이미지를 중국에서 활용했다.

에이전시 측은 "당시 J사는 상해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이미지 사용을 요구했다"면서 "송혜교는 중국에서의 초상권 사용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⑦ J사만 쥬얼리 공식 PPL사다.

⑧ 송혜교는 타사의 쥬얼리를 수차례 착용했다.

J사는 '태양의 후예' 공식 제작지원사다. 쥬얼리 업체로는 유일하게 PPL에 참여했다. 배우들은 이 경우, J사의 액세서리만 착용해야 하는 걸까?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손사래를 쳤다. "배우들은 의상 및 소품을 직접 준비한다. 제작사가 PPL사 제품을 배우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작사는 노출 횟수만 지키면 된다. 일례로, '빈폴'은 '응팔'에 지원을 했다. J사의 논리라면, 정환은 '빈폴' 단벌 신사여야 한다. 제작 매커니즘을 모르는 이야기다. 

J사의 PPL 금액은 7,000만 원이다. J사와 제작사의 PPL 계약서에 따르면,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하는 목걸이다. 이를 2회의 에피소드를 통해 노출하는 조건이다.

반면 J사는 드라마 쥬얼리에 대한 독점권을 주장, 자사 제품이 노출된 모든 장면을 홍보물로 만들었다. 제작사가 J사에게 여러차례 경고한 이유다.

송혜교는 극중 의사로 나온다. 장면의 TPO에 맞게 액세서리를 고를 수 있다. 이는 배우의 선택이다. 윤명주 중위도 J사의 귀걸이를 착용하지 않았다.

다시, 이번 사건의 핵심을 살펴보자. 송혜교가 이의를 제기한 것은 초상권이다. 드라마 이미지의 상업적 활용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초상권은 인과관계가 아니다. 예를 들어 <니가 잘못했으니 내가 써도 된다>식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초상권은 완전히 독립된 성질이다.

누구의 권리가 우선인지 따지는 게, 이번 소송의 본질이다. PPL 활용의 전제 조건은 사전공지 및 상호협의다. J사는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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