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흠집 난 아베의 '다이아몬드'

배병우 선임기자 2016. 4. 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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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주 차세대 잠수함 수주전 패배로 '아베의 꿈' 무너져
아베 총리의 '안보 다이아몬드' 전략의 개념도. 중국에 대응해 태평양, 인도양에 자리잡은 인도 호주 일본 미국(하와이) 등 4개국이 뭉치자는 것이다. 4개국의 거점을 연결하면 거대한 마름모 꼴이 된다는 데서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호주 차세대 잠수함사업(44조원 규모)이 프랑스에 낙찰되면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안보 다이아몬드’전략이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보 다이아몬드’는 2012년 말 아베 총리가 2번째 집권하면서 내건 일본의 안보 전략이다. 일본-미국(하와이)-호주-인도, 4개국의 거점을 연결하면 태평양과 남중국해 및 인도양을 아우르는 거대한 마름모꼴 형태가 되는 것에 착안했다.
 
 아베 총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남중국해가 ‘중국의 호수’가 되려고 한다”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가에 위협을 느끼는 인도와 호주를 미·일 안보동맹에 연결시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의 호주 차세대 잠수함 개발 수주는 일본-호주간 군사협력이 한단계 격상하는 징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대일관계 강화에 적극적이던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와 아베 총리 사이가 각별하다는 점에서 일본의 수주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중순 애벗 총리가 ‘당내 쿠데타’로 전격적으로 축출되고 실용파 맬컴 턴불 총리가 취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수주전이 독·일 양자 대결로 흘러간다는 분석이 나왔고 결국 프랑스가 최후의 승자가 됐다.
 
 호주 정부의 ‘변심’에는 중국의 견제도 작용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월 방중한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장관과 공동 회견에서 “일본은 전후, 무기수출에 관한 평화헌법과 법률로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다”며 호주를 압박했다. 중국이 호주에 일본과 거리를 둘 경우 막대한 경제적 이익 등 당근도 제시했음은 물론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6일 호주 정부의 공식 발표 전 이 소식을 미리 접한 아베 총리가 “매우 유감이다”라며 아쉬워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자국의 잠수함 기술을 맹방이라고 하는 미국과도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권을 따냈다면 일본과 호주는 ‘형식적’ 동맹이 아니라 향후 수십년 간 긴밀한 안보관계로 묶이게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워 할 '빅 딜'이었던 셈이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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