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프로젝트]糖과의 전쟁..수입과자만 배불릴라

이주현 2016. 4. 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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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 저감계획 국내기업 역차별 논란
대체감미료 개발 등 제품원가 상승 예상…외국제품은 규제 사각지대서 판매할 수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식품코너. 수입과자가 1000원~3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정부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당 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해당 계획이 국내 기업들에게는 산적한 과제를 남긴 반면 수입 과자들의 배만 불린다는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열량의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세부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하루 2000㎉를 섭취하는 성인에겐 200㎉에 해당되는 양으로 무게 3g 각설탕 16~17개 정도다.
식약처를 비롯한 보건당국은 당 줄이기 목표 달성을 위해 영양표시 등 당류 관련 정보 제공을 우선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음료와 과자류 등 100개 식품유형에 대해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당류 함유량'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해 소비자가 당류 섭취량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연구 인력을 투입하고 생산 설비를 추가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수입과자 등 외국 제품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과자는 건강을 위해 먹는 제품이 아닌 맛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먹는 것인데 당을 줄이게 되면 당연히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 와중에 값싸고 단 맛이 강한 수입과자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종류의 수입과자가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실정에 통관 절차상 이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전수조치는 불가능해 수입과자의 국내 시장 잠식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식약처는 현재 전체 식품에 대해 21.9%를 정밀 검사하고 있지만 과자류는 36.9%를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병행수입 등 유통채널이 다양하고 신고를 하지 않는 영세업체나 일반인들이 수입과자를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성분분석 표시 의무화가 잘 지켜지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상 또한 그렇지 않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하는 수입과자는 수입신고를 마친 제품이어야 하고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거쳐 국내에 반입된 모든 수입식품은 제품명, 원재료명, 유통기한 등 한글 표시 사항을 부착해야 한다. 하지만 성분분석 표시나 유통기한 등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입과자 규모는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2009년에는 2억달러, 2013년에는 4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입액이 늘어나는 만큼 철저한 검사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게 되면 제품 원가가 상승해 가격경쟁력을 잃을 우려가 크다"며 "맛은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면 소비자들은 값싸고 입맛에 맞는 수입과자를 찾게 돼 국내 제과업체의 입지는 계속해서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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