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자율협약 '퇴짜'

조시영,서동철,김정환,노승환 2016. 4.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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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경영권 포기각서' 포함한 신청서 제출채권단 "사재출연 등 자구대책 부족하다" 판단

◆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

해운 경기 악화로 경영난에 빠진 한진해운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재 출연 약속이 없는 상태에서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신청서를 25일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산은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에 필수적인 운영 자금 부족분 조달 계획이 미흡한 점을 들어 구체적인 자구안을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산은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이날 오후 4시 서울 산은 본점에 제출한 자율협약 신청서에는 조 회장의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 각서가 포함됐다. 부산·런던 사옥과 벌크선·상표권 매각 등을 통해 4112억원 실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과 용선료 조정·선박 금융, 공모 회사채 상환 유예 등 채무조정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현대상선 자율협약 신청 때 산은이 받았던 오너가의 사재 출연 계획은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

산은은 이날 제출한 자율협약 신청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다 구체적인 자금 마련 방안을 주문했다.

산은은 "용선료 협상 등 정상화 추진 세부 방안에 대한 구체성 등이 미흡해 이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며 "한진해운이 자료를 보완·제출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조건부 자율협약 추진 여부 결정을 위한 안건을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부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이 구체적인 용선료 협상 계획과 올 상반기 기준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운영 자금 확보 방안을 끝내 마련하지 못하면 자율협약은 무산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청서를 받기 직전 산은은 채권단 실무진 회의를 열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수협 등 채권단에 이 같은 한진해운 상황을 설명했다. 회의에서 국민은행 등 다른 채권은행은 "회사 차원의 근본적인 자구 계획 없이는 추가 자금 지원은 물론 기존 채권의 만기 연장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오는 6월 말 1700억원 규모 은행 빚 만기가 예정돼 있다. 채권단은 6월 말 기준 한진해운의 운영 자금이 5000억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한진해운 부채는 총 6조6402억원에 달한다.

한편 취약업종 구조조정과 관련해 조선업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업종 보고서가 다음달 중 작성에 들어가 8월 최종본이 나올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날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다음달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조선업종 공급과잉 관련 보고서 작성을 의뢰할 계획"이라며 "보고서 작업에 석 달쯤 걸릴 것으로 보여 8월쯤에는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조선업종 경쟁력 수준을 진단하고 공급과잉 여부를 분석한 내용이 담긴다. 이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이 주주, 채권단 등과 협의해 설비를 감축하거나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부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을 적용해 민간 주도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시영 기자 / 서동철 기자 / 김정환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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