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하한가..자금부담 던 한진칼 강세

노현,김태준 2016. 4.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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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자율협약' 신청 소식에 계열사 주가 희비대한항공은 추가 손실 우려로 2.3% 하락자율협약 반려 한진해운 주가 더 내릴듯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관련주들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진해운은 유동성 위기 부각과 무상 감자(減資·자본금을 줄이기 위해 주식 일부를 소각하는 것) 가능성 등으로 하한가까지 추락한 반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에 강세를 보였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자 해운주는 물론 조선·철강 업종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해운은 전일 대비 780원(29.9%) 급락한 182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자율협약 신청으로 독자적 자구 노력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무상 감자, 채무 재조정, 출자전환, 용선료 재조정에 따라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에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이 개시되더라도 그 과정에 여러 불확실성이 따르는 점 또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높은 수준에서 계약돼 있는 용선료를 재조정해야 하고, 사채·금융권 차입금·선박금융 상환 예정 원리금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한진해운에 앞서 자율협약을 개시한 현대상선의 사례를 보면 둘 중 어느 것도 쉽지 않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진해운이 향후 선주들에게 지급해야 할 총용선료는 5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다른 해운사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용선료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이 없는 등의 이유로 자율협약 신청서를 반려하기로 함에 따라 한진해운 주가는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소유한 유수홀딩스 주가도 오너 리스크 탓에 급락했다. 최 회장과 두 자녀가 한진해운 지분을 매각한 시점을 두고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되며 유수홀딩스 주가는 11.1% 급락한 1만400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주사 한진칼 주가는 급등해 전 거래일보다 8.4% 오른 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에 따른 잠재적인 자금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이 줄어 장중 한때 오름세를 보였지만 한진칼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되며 결국 2.3% 하락으로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한진해운 지원에 나서면서 향후 짊어져야 할 재무적 부담은 대한항공이 압도적으로 크다. 한진칼은 한진해운의 유럽·미주 지역 상표권을 인수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향후 직접적 손실 가능성은 한진해운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상선과 합병돼 기존 상표권을 사용하지 않게 될 경우 연간 60억원의 브랜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는 정도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얘기가 다르다. 지난 2월 대여금 대신 인수한 영구채 2200억원에 대한 가치를 100%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무상 감자가 단행되면 보유 중인 한진해운 지분(33.23%)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예상 손실액은 총 8219억원에 달한다. 김수연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한진해운 지원 관련 유가증권·파생상품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이로 인해 단기 유동성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이유로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 차별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을 계기로 정부가 취약 업종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날 조선 업종과 철강 업종 주가도 급락했다. 현대중공업 6%, 삼성중공업 7%, 대우조선해양 4.2% 각각 하락했고, 포스코(-4.4%), 현대제철(-3.5%), 동부제철(-13%) 등 철강 대표주들도 급락했다. 반면 건설주들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노현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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