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문규현 "지금 내 역할에 충실"
롯데 문규현(33)은 올 시즌을 백업 유격수로 시작했다.
문규현은 최근 몇 년간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오랜 백업 생활을 보냈던 문규현은 박기혁(KT)이 군입대로 자리를 비운 후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느덧 프로 15년차를 맞이하는 팀의 고참 중 한 명이 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는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후배들인 오승택, 김대륙 등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문규현은 “부상만 아니면 올해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고 몸도 좋다”며 야심찬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주전 유격수 자리의 최종 승자는 오승택이었다.
문규현은 그런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개막 전 롯데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문규현을 불러놓고 그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문규현은 “경기 후반부를 맡아달라”는 당부를 들었다. 올 시즌 그의 역할이 백업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문규현은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편했다. ‘내 자리가 거기’라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기회는 일찍 왔다. 오승택이 지난 8일 삼성전에서 자신이 친 공에 왼쪽 정강이를 맞았고 분쇄골절이 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전반기 동안은 뛸 수 없게 됐다.
그리고 문규현이 오승택의 빈 자리를 맡게 됐다. 문규현이 올해 집중하는 부분은 단연 수비다. 조원우 감독이 부임할 때부터 ‘기본기’를 강조해왔고 특히 유격수의 중요성에 대해 수차례 이야기하곤 했다.
문규현은 “스프링캠프부터 수비 연습의 비중이 80%에 치중될 정도로 연습하고 있다. 몸이 아프지 않게 팔로 공을 던지는 동작 등을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수 차례 몸을 날린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경기를 마치고 조원우 감독이 “문규현을 비롯한 야수들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롯데는 올해 내야수들의 분발이 중요하다. 지난해 롯데는 팀 실책 114개로 10개 구단 중 2번째로 많았다. 특히 내야진의 실책이 심각했다. 내야진 중 4명이 두자릿 수 실책을 기록했다.
문규현은 “지난해에는 한 명이 실책을 하면 연쇄적으로 휩쓸려서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그래서 올해는 더 집중하려고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수비에서 수치상으로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한 경기에 집중해 실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다보면 수비 실책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규현은 종종 재활 중인 오승택과 연락을 한다. 유격수 경쟁을 할 때에도 문규현은 좋은 형이자 좋은 선배였다. 그는 “승택이가 ‘마음껏 움직일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하더라”라고 했다.
현재는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언젠가 내줘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문규현은 “내게 온 내 역할에 충실하려 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 자리를 뺏어야겠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충실하게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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