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많이 낳으면 '미련 곰탱이'" 북한도 저출산에 골머리

정건희 기자 2016. 4. 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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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쌍둥이 탄생을 국가적 경사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북한 노동신문의 사진기사
북한의 유치원 어린이들. 우리민족끼리

“먹고 살기 힘든 데 아이는 무슨.”

사사건건 부딪치는 남과 북이 각자 한마음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저출산’ 문제다. 젊은 부부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치여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은 북한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저출산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장려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23일 보도했다.

RFA는 중국을 방문한 한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젊은 부부들 중에 아이를 한 명 이상 낳는 사람은 ‘미련한 곰탱이’로 불릴 정도로 주변의 비아냥거림을 당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남아 선호사상’이 강한 북한이지만 딸을 낳았다고 아들을 갖기 위해 또 다시 임신하는 부부는 생계걱정이 없는 고위 간부 자식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신세대 주부들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으려는 이유는 남한 등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자녀의 양육비와 교육비 등을 감당하기 버거운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 특히 서민들의 경우, 가족을 부양하는 일을 주로 여성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출산과 육아 및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 등 북한여성들이 감수해야 하는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은 우리나 다른 국가보다 훨씬 더 막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간부승진에 아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 고려하라는 김정은의 방침이 내려진 적도 있지만 승진을 위해 아이를 더 낳겠다는 신세대 부부들을 만나 본 적이 없다”고 RFA에 전했다.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선전 매체들이 쌍둥이, 세쌍둥이 출산 소식을 ‘나라의 길조’라며 요란하게 홍보하는 이유도 역설적으로 북한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놓였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경제활동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우리나 선진국들과 달리 북한 당국은 저출산에 따른 군 병력 감소를 더 우려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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