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곪은 中경제..2008년 美리먼위기 직전과 닮은꼴" 돌직구
◆ 소로스, 또 중국경제 경고 / 뉴욕 '亞 소사이어티' 세미나서 작심비판 ◆
"지금 중국 경제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2008년 미국 경제와 유사하다."
중국 경제 비관론을 설파하고 있는 억만장자 소로스 회장이 중국 경제 현주소를 글로벌 경제위기 직전 미국 경제에 빗대며 또 중국 경제 때리기에 나섰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폭발 직전까지도 미국 경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 우세했지만 결국 곪아 터졌듯 지금의 중국이 딱 그 꼴이라는 주장이다.
소로스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아시아 소사이어티' 강연을 통해 "최근 중국의 급격한 부채 증가는 파국으로 가는 경고 신호"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 경제가 올해 1월 증시 대폭락 이후 최근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 하지만 과도한 부채에 의존한 경기 부양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조만간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국을 향한 소로스 회장의 일침이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중국의 민간 신규부채는 2조3400억위안(약 367조3800억원)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전망한 1조4000억위안을 껑충 뛰어넘는 액수다. 중국 공공부채 규모는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282%에 달했다.
은행시스템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소로스 회장은 "중국 은행들이 부실기업 악성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돌려막기가 얼마나 갈 수 있겠는가. 1~2년은 버틸지 몰라도 곧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올 초 리커창 총리 주재로 공급 과잉 업종인 철강산업 연간 생산량을 줄이고 시멘트·석탄 등 한계기업을 겨냥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기로 했지만 미국 월가 등 글로벌 시장에선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문제가 제기되자 은행 부실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들은 채무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은행들은 이자수입이 감소하고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전형적인 관치금융이란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와 부실채권 증가는 중국 경제 시스템 붕괴를 가져오는 '뇌관'이다.
지난해 말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은 2조위안(약 350조원), 부실채권 비율은 1.67%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부실채권 비율이 최고 5%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급증하는 부동산대출도 중국 은행들의 건전성을 뒤흔드는 불안 요인이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개인 부동산대출 잔액은 15조1800억위안(약 2670조원)으로 1년 만에 25% 급증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정책과제로 부동산 재고 해소를 내걸고 각 지방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한 데다 기록적인 저금리까지 더해져 부동산 과열이 빚어졌다. 소로스 회장은 "중국 경제 거품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로스 회장은 중국 정치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부와 당이 주도하는 통제적 경제와 시장 발전은 양립할 수 없고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수출 중심 경제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자본 통제 구조에선 서비스업 발전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소로스 회장의 중국 때리기에 대해 중국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 위기설을 확산시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환차익을 거두려는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폄하하고 있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1월 소로스 회장이 공개적으로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공매도 발언을 내놓자 "투기꾼들은 여전히 과거에 살고 있지만 중국은 현재를 붙들고 있다"며 "소로스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소로스 회장은 1992년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거액의 베팅을 해 성공을 거두면서 국제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1997년 아시아 IMF 외환위기 때도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약세에 베팅해 거액을 벌었다.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그를 동남아시아 위기 주범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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