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인의 문화재 탐욕을 확인하다
국립경주박물관, 26일부터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대한제국으로부터 국권을 빼앗은 일제는 한반도에 흩어져 있는 각종 문화재를 수집하는 데 혈안이 됐다.
조선총독부 초대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는 고려청자 수집광이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인 이왕가박물관을 설립한 고미야 미호마쓰는 집안을 각종 문화재로 꾸몄다.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해 급하게 열도로 돌아갔던 탓에 상당수의 문화재를 불법 반출하지 못하고 한국에 남겨뒀다.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에는 일제가 마구잡이로 모은 한국·중국·일본의 도자기와 토기 1천236점, 서화 695점, 금속류 519점, 기타 유물 203점 등 문화재와 복제품 2천653점이 있다.
이들 유물 중 200여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수집품'이 오는 26일부터 6월 19일까지 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도자기, 서화, 중국 청동용기, 보존과학, 일제강점기 복제된 우리 문화재 등 5부로 구성된다.
도자 부문에는 고려청자 18점을 비롯해 조선시대 백자와 분청사기, 중국 월주요 청자와 자주요 백자, 일본 이마리 도자기 등 서로 다른 도자문화를 꽃피운 동아시아 삼국의 도자기 103점이 나온다.
서화 부문에서는 진경산수화나 풍속화보다 중국화풍을 따른 정형산수화와 불화, 일본 화조도를 좋아했던 일본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이어 고대 중국의 황실과 귀족이 제사, 연회를 치를 때 사용한 청동예기와 10세기 이후 청동예기를 모방해 만든 방고청동기 53점도 소개된다.
보존과학 부문은 유물 13점을 통해 일제강점기 보존처리 기술과 현대의 보존처리 기술을 비교할 수 있도록 꾸민다.
마지막 5부의 주제는 9년 전 국립경주박물관이 기획전으로 다뤘던 '복제 문화재'다.
당시 국립경주박물관은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경주 입실리 출토 청동기 5점이 복제품이고, 1921년 일본인으로부터 구입한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1930년대 발행된 '고고학관계자료모형도보'(考古學關係資料模型圖譜)와 '고고학관계자료모형목록'(考古學關係資料模型目錄)을 확인해 입실리 청동기 복제품이 제작된 경위를 공개한다.
이들 복제품은 하마다 고사쿠(濱田耕作) 교토제국대학 교수가 학술적 목적으로 추진한 동서양 중요문화재 모형제작프로젝트의 결과물 230여점 중 일부로, 교토 우에노제작소에서 만들어졌다.
전시장에서는 입실리 출토 청동기의 진품과 복제품이 나란히 진열된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반출 위기에 처했던 문화재를 공개하는 자리"라면서 "연차적으로 일제강점기 수집품 자료집을 내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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