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수권정당'하겠다지만.. 벌써부터 '3개의 벽'

최승욱 기자 2016. 4. 20.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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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당대회 갈등 (2) 당 정체성 논란 (3) 국민의당과 협력 여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9일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경남 김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4·13총선 승리로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의 길목에서 전당대회 개최 논란과 정체성 문제 등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세월호특별법 개정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면서 정국 주도권마저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종인이냐, ‘새 인물’이냐=더민주는 전당대회 개최 논란으로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합의추대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자 반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춘 비대위원은 19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헌·당규상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되면 경선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합의추대 여부는 당선자총회에서 결정했으면 좋겠으나, 의미 있는 일부라도 반대가 있으면 어렵다”고 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했고, 김진표 전 의원과 정세균 박영선 의원 등도 전대 출마를 시사하면서 당권경쟁 구도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당대표를 맡을지 생각한 바 없다. 비대위로 원 구성과 전대 준비를 한 이후 사항은 내 몫이 아니다”며 “(대표 선출에) 개입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엔 “내가 경선에 나선다는 것은 상식과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합의추대가 아니면 대표직을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권교체를 위해선 김 대표의 역할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야권의 중도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총선 선전으로 나타났다”며 “그런 점에서 더민주는 김종인이라는 상징이 필요한데, 대표직이 아닌 어떤 롤을 부여할 수 있을지, 또 본인이 수용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 정체성 확립도 시급 과제=경제 노선과 정체성 논란도 고개를 들 조짐이다. 강경·개혁 성향 의원들은 더민주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민생 문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진들은 경제 현안에 대한 책임 있는 해법을 제시하며 제1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야권 내 ‘금기어’였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도 더민주가 먼저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세균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 때문에 눈치 보면서 구조조정을 미뤄온 것 아니냐. 당리당략을 버리고 논의하자”고 했다. 김부겸 당선인도 “그동안 ‘사회 안전망 부재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하느냐’고만 했는데, 이제는 정치 지도자들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한 의원은 “구조조정이 아닌 민생경제 회복이 당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 당직자는 “최운열 교수가 당 경제정책 사령탑을 맡게 되면 기존 당론과 다른 경제정책이 나올 것”이라며 “온건파의 대거 당선으로 안보 문제도 입장 변화가 불가피해 앞으로 정체성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국민의당과 협력 가능할까=선거 직후 정국 주도권은 국민의당이 끌고 가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전날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을 점검하는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더민주는 “원칙적으로 같은 입장”이라며 뒤따라가는 모습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더민주는 지도부 구성 문제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국민의당은 내부적으로 정국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치가 돼 있다”며 “국민의당은 사안에 따라 더민주 혹은 새누리당과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호남 총선 참패도 더민주의 마음을 급하게 하고 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국민의당에 계속 끌려다니면 내년 대선도 국민의당이 주도할 수 있다”며 “지도부 구성 논란을 빨리 매듭짓고 우리 당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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