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뚜껑이 총칼보다 강했다" 4‧13 총선이 바꾼 추모제 '감동'

천금주 기자 2016. 4. 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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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붓 뚜껑이 총칼 보다 강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제에서 이 같은 피켓을 든 할아버지의 사진이 인터넷을 감동시켰다. 네티즌들은 사진을 공유하며 “멋진 어른”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4·13 총선이 세월호 추모제 분위기를 바꿔놨다는 주장에 공감한 네티즌도 많았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는 “붓 뚜껑이 총칼보다 강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사진에는 한 할아버지가 빗속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속 피켓은 현장에서 구한 스티로폼에 자신의 생각을 즉흥적으로 써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피켓에는 “붓 뚜껑이 총칼보다도 강했습니다. 매 주말 광화문 광장에 철벽을 치던 닭장차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시위군중보다 훨씬 많았던 경찰이 눈에 띄지를 않습니다.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도 모처럼 장한 일을 한 후손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계십니다”라고 적혀 있다.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수백 건의 조회수와 수십 건의 댓글이 달리며 화제를 모았다. 댓글에는 “저런 분이 진짜 어른이다” “존경스럽다” “현명한 어른”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피켓을 쓰게 된 이유를 블로그에 게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오후 1시쯤 부터 추모제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진=블로그 캡처

그러나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고 분향소에 꽃을 바치는 이들도 줄지 않았다. 달라진 건 지난 2년간 매주 토요일 보고 느꼈던 광화문 광장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4․13 총선 이후 열린 첫 집회에선 기존과 달리 경찰이 눈에 띠게 줄었다.

이런 사실을 본 대로 느낀 대로 써서 빗 속에서 분향소에 꽃을 바치려고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보여줬다. 글을 본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많은 네티즌은 이 글을 보고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경찰이 응원하고 칭찬하는 목소리까지 들었다”며 공감했다. 다른 네티즌도 “정말 닭장차가 눈에 띠게 줄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광화문 뒷길에 여전히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었던 걸 보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무원을 너무 폄하하는 듯 하다” 등의 반론도 있었다. 

사진=국민일보 DB. 지난해 세월호 1주기 추모제 당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과 대치가 벌어졌다.(좌). 지난 16일 열렸던 2주기 추모제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우)

실제 이날 투입된 경찰 병력은 66개 중대, 53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1주기 추모제 때 투입됐던 130여 개 중대, 1만여 명의 경찰 병력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추모제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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