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8언더파만 치면 되지" 이민지, 5타차 뒤집은 뚝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선두에 5타를 뒤진 채 맞이한 마지막 라운드였지만 이민지(20·호주)의 뚝심은 대단했다. 마지막 날 무려 8타를 줄이며 이 격차를 극복해냈다.
이민지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의 코 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6개와 이글 한 개를 묶어 8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전인지(22·하이트진로), 케이티 버넷(미국·이상 15언더파 273타) 등 공동 2위 그룹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1라운드에서 4언더파, 2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면서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다소 샷이 흔들리면서 2타를 잃었고, 공동 6위로 처지게 됐다. 단독 선두 케이티 버넷(미국)과 5타 차로 벌어져 추격이 쉽지 않아보였다.
이민지는 경기 후 "어제 코치가 '겨우 5타차 아니냐. 8언더파만 치면 역전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웃어보였다.
4라운드, 이민지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다. 첫홀 1번홀(파5) 버디로 시작한 뒤 쉽게 버디를 추가하지 못하던 이민지는 8번홀(파3) 버디로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다. 여전히 선두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후반들어 이민지의 추격이 더욱 거세졌다.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이민지는 13번홀(파5)에서 이글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14번홀(파5)과 15번홀(파4)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이민지의 추격에 안정된 샷을 보이던 버넷도 흔들렸다. 버넷은 16번홀(파3)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고, 이 사이 이민지는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선두로 나섰다. 버넷이 이 격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면서 대역전극이 완성됐다.
이민지는 "13번홀 이글에 이어 14, 15번홀 연속 버디를 잡았을 때 '정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한 결과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김세영(23·미래애셋), 김효주(21·롯데)에 이어 신인왕 랭킹 3위에 올랐던 이민지는 올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이 대회 전까지 출전한 8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만 '톱10'에 올랐을 뿐, 나머지 대회에서는 모두 20위 밖의 성적을 낸 것이다.
그러나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우승 트로피와 자신감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민지는 "지난 몇 주 동안 다소 침체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게임을 통해 모든 것이 회복됐고, 특히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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