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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울산 도심 속 짧은 둘레길을 걷다

송고시간2016-04-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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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외솔탐방길·병영성길'…걷는 데 2시간이면 충분

<길따라 멋따라> 울산 병영성 성곽길
<길따라 멋따라> 울산 병영성 성곽길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사적 제320호인 울산 중구 경상좌도병영성의 동문지에서 북문지까지의 구간. 성곽 위에 난 길을 따라 산책을 할 수 있다. 2016.4.16
yongtae@yna.co.kr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힐링 공간을 도심에서 찾지 말란 법도 없다.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 삼아 걸을 수 있는 도심 속 짧은 둘레길은 멀리 떠날 수 없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된다.

울산 중구에는 짧은 시간에 돌아보는 길이 있다. 외솔탐방길과 병영성길이 이어진 이 둘레길은 여유 있게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길따라 멋따라> 울산 외솔기념관 전경
<길따라 멋따라> 울산 외솔기념관 전경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출신의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울산 중구 외솔기념관 전경. 2016.4.16
yongtae@yna.co.kr

<길따라 멋따라> 울산 도심 속 짧은 둘레길을 걷다 - 2

중구는 지난해 12월 울산 출신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한글 사랑을 테마로 한 외솔탐방길을 조성했다.

외솔탐방길은 외솔기념관을 중심으로 한 800m 거리로 한글로 된 솟대를 세우고 골목 벽면, 보도에 최현배 선생의 글귀를 새겼다.

특히 외솔탐방길과 인근 사적 제320호인 경상좌도 병영성의 성곽길을 이으면 1.8㎞ 정도의 멋진 둘레길이 된다.

<길따라 멋따라> 400년 전 식수로 사용된 산전샘
<길따라 멋따라> 400년 전 식수로 사용된 산전샘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약 400년 전 울산 병영성 안팎 주민과 병사들의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전샘. 1960년대 샘의 물이 말랐지만 2002년 복원했다. 직사각형의 우물에 물이 가득 차 있다. 2016.4.16
yongtae@yna.co.kr

울산 도심이 훤히 보이는 성곽길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오밀조밀하게 나 있는 골목을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걸어도 2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코스다.

둘레길은 아무 데서나 시작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주차도 할 수 있고 둘레길의 중심에 있는 외솔기념관부터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외솔기념관은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최현배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울산 출신의 최현배 선생은 일제 강점기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우리말과 글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며 한글 연구에 힘썼다. 광복 이후에는 한글 교과서와 사전을 편찬하는 등 한글 보급과 체계화를 위해 노력했다.

외솔기념관에는 선생의 업적을 엿볼 수 있는 타자기, 책상 등 유품과 '큰사전', '글자의 혁명', '한글만 쓰기의 주장' 등 저서 수십권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 밖에는 선생의 생가도 복원돼 있다.

외솔기념관에서 나오면 맞은편에 탐방길의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기념관에서 나와 왼쪽으로 곧장 걸어가면 병영성의 '동문지'가 나오며, 오른쪽으로 가면 병영교회와 병영초등학교를 병영성의 '서문지'가 나온다.

어느 쪽으로 돌아도 상관없지만 동문지 쪽으로 가면 성곽길을 더욱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길따라 멋따라> 담벼락에 적힌 한글
<길따라 멋따라> 담벼락에 적힌 한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중구 외솔탐방길 구간인 병영초등학교 옆 경로당 담벼락이 한글로 꾸며져 있다. 외솔탐방길은 울산 출신의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기 위해 한글을 테마로 조성됐다. 2016.4.16
yongtae@yna.co.kr

동문지에 도착하면 성곽과 성곽 사이에 나 있는 돌계단이 보인다. 이곳은 '산전샘'으로 향하는 길이다.

산전샘은 약 400년 전에 병영성 안팎 주민과 병사들의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물맛이 좋았을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차가운 물이, 겨울에는 김이 날 정도의 따뜻한 물이 솟아났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 샘의 물이 말랐지만, 2002년 복원해 지금도 직사각형의 우물에 물이 찰랑거리고 있다.

동문지 주변 성곽은 현재 복원을 앞두고 문화재 발굴 조사가 한창이라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성곽을 오른쪽에 끼고 계속 걸어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기만 하면 성곽 위에 돋아난 초록의 잔디밭과 티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길따라 멋따라> 울산 삼일사
<길따라 멋따라> 울산 삼일사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중구 병영초등학교 뒤편에 있는 삼일사. 3·1 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어졌다. 2016.4.16
yongtae@yna.co.kr

도심 속에 어떻게 이런 공간이 있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이다.

주변의 아파트, 빌라가 모두 눈보다 아래에 있어 멀리 동천강 너머 북구의 전경도 한눈에 보인다.

잠시 성곽 위에서 걸음을 멈추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일상의 피로와 답답함이 금세 풀리는 것만 같다.

병영성길은 성곽을 따라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지만 대체로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수월하다.

병영성은 1417년 축조됐으며, 1894년까지 경상좌도 병마절도사의 주둔처로 사용됐다. 성 둘레에는 해자를 파 적의 접근을 막았고, 성벽에 몸을 붙여 은폐하는 적을 공격하기 위해 성곽 곳곳에 치성을 만들었다.

<길따라 멋따라> 한글로 꾸며진 보도
<길따라 멋따라> 한글로 꾸며진 보도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중구 외솔탐방길 도로가 한글 자음으로 꾸며져 있다. 외솔탐방길은 울산 출신의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기 위해 한글을 테마로 조성됐다. 2016.4.16
yongtae@yna.co.kr

성곽에서 불쑥 튀어나와 있는 치성 위에 서 보면 양쪽으로 반듯한 돌이 켜켜이 쌓여 이어진 성벽이 한눈에 보인다.

병영성길은 서문지까지 이어진다. 서문지에 도착하면 병영초등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고 골목을 걸으면 된다.

외솔탐방길 구간인 병영초등학교 주변 담벼락에는 한글로 쓰인 벽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병영초등학교 뒤편에는 3·1 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삼일사도 있어 잠깐 들러도 좋다.

탐방길 곳곳에는 한글을 형상화한 쉼터도 있지만, '외솔'이라는 이름에 비해 한글과 관련된 콘텐츠가 다소 부족한 점이 느껴져 아쉬웠다.

중구는 병영성길을 완전히 복원한 뒤 외솔탐방길과 연계해 이 일대를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병영성길 복원은 병영성 축조 600주년이 되는 201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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