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엄마들 패션·뷰티 노하우 '육아 한류'로 연결됐어요"

2016. 4. 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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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도 한류 열풍이 일고 있다. 진원지는 중국. 중국은 생산인구 감소에 따라 1980년대부터 30년간 시행했던 ‘한 자녀 정책’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이는 곧바로 영유아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중국에선 아동 전용 백화점, 아동 전용 사진관, 키즈카페가 호황을 누리고 유아용품 시장과 배송 서비스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엄마들이 관심을 갖는 건 한국 엄마들의 패션·뷰티 노하우다. 한국 드라마와 K-팝 열풍에 따른 국내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관리’ 잘하는 한국 엄마들의 뷰티 관리 노하우로까지 이어졌다.

임신·육아 관련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 ‘맘톡(Mom Talk)’을 운영하는 김지민 ㈜앤 대표는 이러한 중국 시장의 변화를 일찌감치 예상하고 중국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구매력이 큰 엄마 소비자를 잡기 위해 한 해 평균 출생아 수가 공식 집계로만 2000만 명에 이르는 중국 시장에 뛰어드는 건 당연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중국 여성들은 우리나라 여성들보다 평균 결혼 시기가 일러 엄마들의 나이가 젊은 데다 출산 후에는 화장을 안 했던 과거 문화가 외려 우리나라 엄마들의 패션·뷰티 노하우에 높은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14년 6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콜럼버스 캠프에 참가했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유망한 예비창업자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현지의 정보기술(IT) 시장 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막상 사업을 진행하려 하니 어떤 경로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여성 창업자로서 콘텐츠 분야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앤 김지민 대표.

중국 맘, 한국 맘 패션·뷰티 노하우 큰 관심
해외 정보 접근 어려운 중국 시장 직접 공략

그때 해답의 키를 준 건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 사업화를 지원하는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충남혁신센터)의 GEP(Global Expansion Program)였다. 충남혁신센터와 한화그룹이 협력해 해외(중국, 일본, 베트남)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 투자자금을 지원하고 13주간 현지 사업을 돕는다. 지난해 1월 1기 GEP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앤은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두 달 만에 중국 최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베이비트리’에 콘텐츠와 제품을 노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벤처 캐피털이 재무적인 투자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GEP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중국에는 육아 관련 업체가 워낙 많아 어떤 업체와 계약하면 좋을지 혼란스러웠어요. 업계 1위인 베이비트리엔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고요. GEP는 중국 업체들에 대한 정보와 그들과 어떤 식으로 협상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어요. 직접 업체와의 미팅도 잡아주고요. 계약이 성사된 뒤에는 추가 투자금까지 지원했죠.”

국내 맘톡 서비스는 임신·육아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들 간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데 사업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 4만6000여 명, 댓글은 8000~1만 건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배너 광고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큰 매출을 올리려면 직접 제품을 판매해야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가 유아용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 대신 그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한국 엄마들의 육아 정보를 얻을 곳은 사실상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베이비트리 게시판에는 ‘한국 엄마들은 출산 후에 뭐 먹어요?’, ‘화장품은 뭐 발라요?’ 같은 질문이 하루에 많게는 1000개 이상 올라와요. 중국은 정부에서 페이스북, 구글 등 해외 누리소통망(SNS)과 포털사이트 이용을 제한하고 있어 외국 상품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베이비트리에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했는데 조회 수가 하루에 10만 건을 넘더라고요. 이거다 싶어 제품 판매까지 하기로 했죠. 약 50종의 화장품을 비롯해 액상분유, 임산부용 베개 등을 판매 중입니다. 국내 사업은 아직 투자기로 보고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그보다 늦게 진출한 중국에서 수익모델을 구축한 거죠.”

충남혁신센터 해외 진출 적극 지원
여성 창업인들 희망 주는 멘토 될 것

대통령도 맘톡의 성공을 주목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열린 충남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맘톡 서비스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육아에도 한류가 있네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중소·벤처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 힘든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기업들이 기회를 많이 얻게 됐다면 희망과 용기가 될 것 같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충청남도와 한화그룹이 손잡고 만든 충남혁신센터는 크게 중소·벤처기업 해외 진출과 태양광 클러스터 구축, 농수산품 명품화 사업을 지원한다. 주로 해외 진출 관련 지원을 받아온 맘톡은 사업을 확장하며 충남혁신센터 내 다른 지원사업과 맘톡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에는 충남도에서 난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농사랑’과 파트너십을 맺고 맘톡에 이곳 제품을 소개했다. 현재는 충남혁신센터와 협력해 충남지역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사내 인턴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엄마 경험’이 풍부한 경력단절여성을 정보요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 많은데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을 잘 활용하면 여성들도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충남혁신센터를 대표하는 성공 모델이 된 맘톡도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는 데까지 어려움이 많았어요. 남성 심사위원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얼마나 필요한 건지 설득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 콘텐츠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공한다는 점, 이를 이용자 개개인에 맞게 큐레이션해 선별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을 어필해 창조경제를 실현한 성과를 인정받았죠. 혁신센터도 여성 창업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지원해주면 좋겠어요. 여성 창업자로서 콘텐츠 분야의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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