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번 김연아, 시구 패션도 넘버 1

2016. 4. 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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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거진 esc] 양윤정의 패션을 부탁해

김연아

2016 프로야구가 시작됐다. 각 구단은 경기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아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 꿈나무 등을 시구자로 마운드에 초대한다. 선수 못지않은 투구 자세를 갖추고 포수의 글러브에 정확히 공을 던져 넣는 베테랑이 있는가 하면, 시구 당일 처음 야구 글러브를 껴보는 초보자도 있다. 야구 실력 못지않은 시구자 관전 포인트는 패션이다. 시구하는 유명인의 옷차림은 ‘제2의 공항 패션’으로 불릴 만큼 화제가 되곤 한다.

시구 패션의 기본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과 모자다. 여기에 하의나 액세서리로 어떤 변화를 주느냐가 핵심이다. 이게, 말로는 참 쉽다. 하지만 구체적인 아이템으로 멋스럽게 입기는 참 어렵다.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공을 던져야 하므로 짧은 치마를 입을 수 없고, 운동장이라 하이힐을 신고 나설 수도 없다. 물론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눈에 띄게 매력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이도 있다. 김연아처럼 말이다.

지난 1일 대구 개막 경기의 시구자는 김연아였다. 올해 새 구장을 갖게 된 삼성 라이온즈가 첫 시구자로 김연아를 선택한 것은 ‘처음’과 ‘최고’의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에 걸맞게, 김연아의 시구 패션은 훌륭했다.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포인트 컬러를 잘 활용했다. 거기에 액세서리로 그녀만의 여성스러움을 부각했다. 긴 다리와 긴 팔을 가진 피겨 여왕은 높은 굽을 신지 않아도, 얼음판 위가 아니어도 여전히 우아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김연아는 유니폼 상의 안에 흰색 칠부 소매 티셔츠를 받쳐 입고, 연한 회색의 ‘찢청’, 즉 무릎 부분이 찢어진 스키니 청바지를 매치했다. 바지 밑단을 한번 접어 가는 발목을 드러냈고, 연한 파란색 스니커즈를 신었다. 긴 생머리에 삼성 라이온즈의 파란 모자를 쓰는 것으로 기본 스타일링은 마무리. 피겨 경기 때처럼, 이번에도 귀 뒤로 넘긴 긴 생머리와 모자 사이에서 작은 귀고리가 반짝였다.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목엔 흰색 줄의 시계까지, 어느 한곳도 소홀하지 않았고 어디에도 무리수가 없었다. 분홍색 립스틱으로 생기를 더한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글러브였다. 청순하며 생기있는 스타일이 투박한 야구 글러브로 인해 흐트러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연한 분홍 바탕에 회색이 더해져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글러브를 착용했다.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색깔 조합이었다. 야구에 전혀 소질이 없지만, 이 귀여운 글러브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나만 드는 건 아니었으리라. 게다가 그녀가 던진 공은 어찌나 정확하게 투수 글러브 안으로 빨려들어가던지!

양윤정 전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편집장

공을 던진 후 시구자는 마운드에서 3루 더그아웃으로 퇴장한다. 손을 흔들기도 하고 고개 숙여 인사하기도 한다. 등장부터 퇴장까지 몇 분 안 되지만 야구장의 모든 카메라와 관중의 눈이 집중된다. 뜨거운 관심만큼 장소에 어울리면서 체형의 결점도 가리고 개성을 살릴 스타일링은 분명 어렵다. 개막식을 빛낸 김연아의 스타일링은, 야구장 가는 아침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팁이 된다. 고마울 따름이다. <끝>

양윤정 전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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