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참패..民心은 오만을 심판했다
◆ 선택 4·13 ◆
4·13 총선에서 한국정치의 새로운 역사를 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서울 노원병·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갑), 정세균 후보(서울 종로), 전현희 후보(서울 강남을),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전북 전주을), 이정현 후보(전남 순천)가 당선 확정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제3당 교섭단체 지위에 올려 놓았다. 정세균 후보는 정치 1번지에서 승리하며 야당의 수도권 압승을 이끌었다. 나머지 4인은 불모지로 여겨지던 적진에서 승리했다. [김재훈 기자 / 이충우 기자 / 이승환 기자 / 대구 = 한주형 기자]
민심은 냉정했다. 아니 무서웠다. 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결국 집권 여당에 회초리를 들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완패하면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제1당 지위마저 위태로웠다. 180석을 얻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겠다는 '오만'과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분열'에 유권자들은 고개를 돌렸다. 대신 1당 독주를 막아달라는 더민주의 호소와 양당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국민의당 요청에 부응했다.
14일 오전 2시 30분 현재 새누리당은 지역구 105석, 비례대표 18석 등 123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09석, 비례대표 13석 등 122석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26석, 비례대표 13석 등 39석이 유력하다. 정의당은 총 5석에 그쳤고, 무소속 후보는 11석을 가져가게 됐다.
새누리당이 무소속 당선자를 복당시켜도 과반에 못 미치면서 20대 국회는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됐다.
반면 더민주는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줬지만 수도권에서 뜻밖의 선전을 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더민주는 서울 강북 지역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여권의 텃밭인 강남과 분당 2곳까지 가져갔다.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의 약진은 이번 총선의 하이라이트였다. 국민의당은 광주 8석을 석권하고, 전남 10석 중 8석을 가져가는 등 호남을 사실상 휩쓸었다. 정당투표율에서는 더민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제3당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수십년간 한국 정치를 주도해온 양당의 대결 정치가 성난 민심에 무너져내린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한 것은 수도권 유권자들이 더민주 쪽으로 표를 몰아준 것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 야권 지지층이 이른바 '교차투표'를 통해 지역구 후보는 더민주를,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으로 나눠 투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뜻밖의 선거 결과는 여의도 정치권은 물론 내년 대통령선거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치게 됐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정세균 더민주 후보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여유있게 승리를 거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친박계와 나눠 지게 됐다. 이에 따라 여권 내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러브콜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민주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호남 민심을 끝내 되돌리지 못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동시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대선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의에 과감히 도전한 후보들도 선전했다. 김부겸 더민주 후보(대구 수성갑)가 31년 만에 대구·경북(TK)에서 야당 당선의 쾌거를 이뤘고, 반대로 전북 전주을에선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지난 19대 총선(54.2%)보다 높은 58.0%로 집계됐다.
※ 개표가 14일 새벽까지 이어져 정당별 최종 의석 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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