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 "찾지 못한 9명, 3주기엔 함께 추모하길"

동거차도=김주현 기자 2016. 4. 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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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 가족 사고현장 방문 동행기..동거차도 텐트 세운 가족들 "인양작업 왜 밤에만" 불신도

[머니투데이 동거차도=김주현 기자] [세월호 2주기, 가족 사고현장 방문 동행기…동거차도 텐트 세운 가족들 "인양작업 왜 밤에만" 불신도]

세월호 인양작업중인 상하이샐비지 소속 선박 '다리하오'/사진=김주현

"은화를 찾지 못할까봐 무섭습니다"

2년전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이곳에도 봄 꽃은 폈다. 팽목항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펼쳐진 유채꽃은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처럼 노랗게 진도를 물들였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의 두려움은 2년 동안 한결같았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둔 12일 진도 팽목한 분향소는 고요했다. 10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 한쪽 벽면은 희생자들의 사진이 가득 채웠다. 근처 팽목항 미수습자 가족들의 거처에는 은화 부모님 이금희·조남성씨와 윤희 삼촌 김성훈씨가 있었다.

이씨는 "2주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우리에겐 그저 727일, 728일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누군가 '왜 아직도 그곳에 있느냐'라고 하면 애를 찾느니 차라리 내가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고도 했다. 이들의 바람은 여전히 하나 뿐이다. 3주기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을 모두 찾아 온전한 추모 문화제를 여는 것.

가족들은 사고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동거차도에 텐트를 세웠다. 세월호가 침몰해 있는 맹골수도에서 2㎞정도 떨어진 곳이다. 인양 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이곳의 산 꼭대기에 자리잡았다. 동수 아빠 정성욱씨는 이곳에 오를때마다 '이렇게나 가까운데.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동거차도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 최성용씨(55)/사진=김주현

지지부진했던 진상 규명 과정 탓에 인양 작업에 대한 가족들의 불신도 적지 않다. 윤민 아빠 최성용씨는 "현재 인양 작업은 주로 밤 시간대 이뤄지고 있다"며 "맹골수도는 물이 탁해 낮에도 10m 밑으로 들어가면 잘 보이지 않는다던데, 밝은 대낮을 두고 컴컴한 밤에 작업하는 건 도무지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바지선에 좀 더 가깝게 접근해 지켜보기 위해 배도 장만했다. 배 이름은 '진실호'라고 지었다.

미수습자 혁규군의 큰아버지 권오복씨는 점점 차가워지는 여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권씨는 "하다 못해 김연아도 호불호가 갈린다. 세월호 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포기해라', '시체장사한다'는 비판은 2년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버텨 온 가족들에게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고 말했다.

동거차도 세월호 가족 텐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영빈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소위원장은 "1년여 만에 사고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가족 텐트가 만들어졌고, 바지선이 들어온 변화가 있었지만 과연 우리 사회는 1년 전보다 발전했는지 묻고 싶다"며 "2주기를 맞이해 다시 한 번 우리 사회가 참사를 되돌아보고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거차도=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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