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3남 장호준 목사 "역사는 양파 같아서 까면 깔수록 맵다"..국정화 비판
[경향신문]
“역사는 양파와 같아서 까면 깔수록 맵다.”
장준하 선생의 3남 장호준 목사(56)는 9일 버지니아 패어팩스의 성공회 교회인 성십자가 교회에서 열린 함석헌사상연구회 강연을 위해 양파를 준비해왔다.
4·19혁명 56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이 강연에서 장 목사는 양파 한 껍질을 까고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건을 얘기했고, 또 한 껍질을 까고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을 얘기했다.
장 목사는 1980년 광주 5·18, 1960년 4·19 항쟁과 박정희 쿠데타, 한국전쟁 등을 차례차례 거론하며 “벗기면 벗길수록 이렇게 매운 것이 역사인데, 지금 집권세력은 이것이 아프고 불편하니 치우라고 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양파를 끓여서 달달한 물만 나오게 해서 가르치자고 한다”고 했다.
그는 “역사를 덮으면 와우아파트가 무너지듯 또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역사를 덮으면 세월호가 침몰하듯 또 다른 배가 침몰하며, 박정희 독재와 같은 독재가 또다시 나타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월호 사건으로 잃은 친구들을 위해 울고 있는 학생들,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눈물 짓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들에게 2016년의 4·19가 있다며 강연을 맺었다. 이 날은 마침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들이 처형된지 꼭 41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장 목사는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 기간에 로스앤젤레스의 교민 신문 등에 박근혜 정권의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며 ‘불의한 정권을 심판하자’는 광고를 낸 뒤 선거법 위반으로 여권 무효화 조치를 당했다. 2012년 개정 선거법에 따라 여권이 무효화된 첫 사례다. 그는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스쿨버스 운전과 목회일을 하면서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 희망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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