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전기차 안사?"..전기차 보급1위 노르웨이의 비결

양영권 기자 2016. 4. 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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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제2의 스마트폰 되나(하-2)]전기차엔 세금 혜택..내연기관차는 '세금폭탄'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전기차, 제2의 스마트폰 되나(하-2)]전기차엔 세금 혜택‥내연기관차는 '세금폭탄']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일반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있는 전기차들. /사진=주한노르웨이대사관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S가 가장 많이 팔린 나라는 미국이다. 2만5202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58.9%를 차지했다. 그런데 2위 국가가 흥미롭다. 미국과 함께 양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나, 자동차 산업 선진국인 독일이 아닌 인구 500만여명의 북유럽 소국 노르웨이가 4039대(비중 9.4%)로 미국의 뒤를 이은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전기차는 모델 S만 잘 팔리는 게 아니다. 폭스바겐 골프 전기차는 8943대로 모델 S의 2배 넘게 팔렸다. 여기에 닛산 리프(3189대), BMW i3(2368대) 등을 포함해 총 2만5779대의 전기차가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됐다. 지난해 전체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7.1%로 전세계 국가 중에 압도적인 1위다. 전기차 시장은 2012년 이래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국도 아닌 노르웨이가 이처럼 전기차 천국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노르웨이 정부와 수도 오슬로 시 정부가 내걸고 있는 지원책에 비결이 있다.

노르웨이 누적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등록 현황./자료=주한노르웨이대사관

노르웨이의 주요 도시의 대기 오염물질은 63%가 운송 부문에서 발생한다. 이에 1990년대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기차 도입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기에 이른다.

전기차를 사면 우선 각종 세금 혜택이 따라온다. 노르웨이는 1990년부터 전기차에 대해 소비세를 전혀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 1996년부터는 주행세도 인하했다. 또 2000년부터는 영업용 차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자동차세를 50% 낮춰주고 있다. 또 2001년부터는 25%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는 버스 전용차선 이용이 가능하며 유료 도로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기차를 사지 않으면 안될 만큼 엄청난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 골프 전기차(e-골프)를 이웃 국가인 스웨덴에서 구입하려면 4만1200유로를 줘야 하는데, 노르웨이에서는 세금 혜택을 고려할 때 3만500유로면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 S도 스웨덴에서는 8만유로를 줘야 한다면 노르웨이에서는 6만3000유로에 구입할 수 있다.

반면 내연기관 차의 가격은 25%의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각종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노르웨이가 훨씬 비싸다. 컨버터블 차량인 쉐보레 카마로는 스웨덴에서 5만500유로인 반면 노르웨이는 17만2000유로로 3배가 넘는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 /자료 = EV-Norway 사이트 캡처.

전기차 이용을 위한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일반 충전소 6203개와 232개의 급속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오슬로만 해도 일반 도로에 950개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그래도 매년 100% 이상 늘어나는 전기차 판매량에 비해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민영기업과 함께 급속충전소를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관계자는 "노르웨이는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산업 발달에 일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전기차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례없는 경제 기적을 이룬 한국 역시 앞으로 전기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고,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영권 기자 indep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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