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펄펄' 난 저가항공 '해외 출장'도 잘나가네

김보미 기자 2016. 4. 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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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에어부산·이스타 등 5개 항공사, 김해 등 지역공항 노선 증가해
ㆍ국제선도 18%, 4년간 3배 ‘쑥’…안전 불감증·서비스는 ‘숙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나 홀로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와 국제 신규 노선을 잇따라 출항하고, 항공기도 젊은 기종으로 교체해 대수도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하늘길을 넓히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국내 5개 LCC가 올 1~2월 공급한 좌석수는 533만430석(국제선은 출발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대형항공사보다 싼 비행편으로 단거리 해외여행을 가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최근 국내 ‘틈새’ 노선을 집중적으로 늘린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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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기준으로 국내선 중 저비용항공사가 공급한 좌석은 전체의 55.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포인트 늘었다. 대형항공사(44.2%)와의 격차도 10% 넘게 벌어졌다. 이 같은 확장에는 지방 출발 제주행 비행기가 효자 노릇을 했다.

김해공항에서 국내선을 탄 승객은 전년보다 31.4%, 청주공항은 31.1%가 늘었는데, 이는 제주행 LCC 항공편이 급증한 덕이다. 진에어는 2009년 대한항공이 취항했다가 1년 만에 접었던 김해~제주 노선을 지난해 2월 재취항했다. 올 1~2월 총 2702편을 띄워 7만8902명을 수송하는 등 1년 만에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청주~제주 노선을 보면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용객이 4만2667명에서 올해 7만7991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해당 노선을 새로 만든 진에어 역시 올 들어 이미 8만3632명을 실어 날랐다.

진에어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국내선 수요를 늘리는 효과도 가져왔다”며 “김포나 인천으로 들어온 경우엔 제주를, 제주로 들어온 경우는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가 모두 즐기고 돌아가려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제선에서도 LCC의 ‘지분’은 커지는 추세다. 국제선 부담률은 대형항공사가 46.7%로 여전히 높다. 하지만 2012년 6.4%(2월 기준)에 불과하던 저비용항공사 비중은 올 2월 18.3%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LCC는 일본·동남아 노선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진에어는 지난해 말 국내 LCC로는 처음으로 인천~호놀룰루(하와이)까지 영역을 넓혔다. 인천을 출발해 외국으로 향한 진에어 항공편은 올 들어 2602편으로 전년보다 35% 늘어나면서, 승객도 53만1746명으로 61%나 급증했다. 그만큼 저비용항공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탑승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티웨이항공은 올 들어 인천 출발 국제선 승객이 20만4577명으로 58%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15만2888명(23%), 제주항공은 46만1496명(40%)씩 성장했다.

LCC의 선전에는 지방 출발 국제선 공략도 한몫을 했다. 대구공항이 대표적인 예다. 2월 기준 대구에서 뜨고 내린 국제선이 총 524편으로 지난해보다 70%나 늘어났고, 이에 따라 승객도 두달간 7만422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가 급증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대구~중국 베이징 노선을 14편에서 51편으로 늘리고, 티웨이가 지난해 6편이던 대구~중국 푸둥 노선을 대폭 늘린 효과다.

또 부산에서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로 향하는 에어부산은 올해 부산을 출발해 몽골 울란바토르로 가는 신규 노선을 확정했다. 이스타는 청주에서 중국 저장성 닝보로 가는 노선을 주 3회 시작했다. 제주항공도 부산~중국 스좌장 노선을 추가했다. 티웨이는 대구~대만 타이베이 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다.

항공편이 늘어난 만큼 LCC가 운영하는 비행기 숫자도 급증했다. LCC 5개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총 82대로 아시아나항공(84대)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난 상태다. 특히 낡고 작은 비행기를 쓰던 데서 젊은 기종으로 바꾸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첫 신규 항공기로 들여온 보잉사의 B737-800 기종을 포함해 총 5대의 항공기를 올해 안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2대 반납분을 합치면 총 26대로 운항하게 된다. 진에어 역시 지난해부터 5대의 신규 제작 항공기를 들여왔으며 연내 2대를 더 추가한다. 에어부산도 5대의 낡은 보잉사의 노령기를 모두 반납해 에어버스 항공기로 기종을 단일화했고 올해만 7대의 항공기를 새로 들여와 총 18대로 늘린다.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LCC가 5개로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한 곳은 도태될 것이라던 전망과 달리 업체간 경쟁으로 해외시장을 키우면서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구도”라며 “올해 에어서울까지 출범하면 LCC와 시장이 겹치는 아시아나항공이 더욱 위협받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LCC 이용이 급증하는 만큼 불만도 커지고 있다. 고질적인 안전불감증, 부실한 고객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티웨이는 지난달 말 인천~마카오 노선을 임시중단했으나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고 표를 팔아 승객 10여명이 예정된 시간에 귀국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스타와 에어부산 등은 수하물 손잡이나 바퀴, 잠금장치, 액세서리 등이 파손·분실되더라도 항공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이용약관에 담아 보상을 회피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를 받았다.

지난해 객실 여압장치에 이상이 생겨 항공기가 급강하했던 제주항공과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채 운항했던 진에어는 각 6억원씩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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