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의 일원화' 업계의 치킨게임 위험수위
[게임 에디터즈 : G-Editors]
우리나라에는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남보다 뒤떨어지기 마련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이 속담은,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보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 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 순위와 인기 게임 순위는 물론 대형 게임 기업의 신작 발표회에서 공개된 2016년 라인업에도 절반 이상이 RPG가 차지하고 있다.
'자동 전투를 도입한 스테이지 방식의 액션 RPG'.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본적인 공식이다. 여기에 이름만 다를 뿐 차이점도 거의 없는 게임들이 등장하고, 또 성공한다.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인 50위 안에 절반 이상이 RPG 장르의 게임이다. 50위권 안의 매출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전체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게임을 제공하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RPG 장르를 가장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과 몇 년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2012년 카카오 게임하기와 함께 게임을 즐기지 않던 중장년층이 쉽게 유입되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부터 슈팅, 미스테리, RPG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되었으며,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이 10종이 넘었고 매출 순위도 빠르게 변화했다
이러했던 환경이 'RPG 일변도'로 뒤바뀐 이유는 트랜드에 집중하는 유저들의 성향과 그에 장단 맞춘 업체들에 있다. 사실 RPG만큼 과금을 뽑아내기 수월한 장점을 가진 게임도 없으니 이이 같은 이유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유저가 '그 게임이 그 게임이네'라고 불만을 토해내도 결국은 다시 선택하고 즐긴다는 것이다. 한 번쯤은 소위 대작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등장하는 게임이 처절할 정도로 외면 받는 유저의 결단력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
개발사 및 투자사 입장에서도 RPG만이 정답이라는 선택을 버려야 한다. '반드시 대유행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는 선례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착화된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프렌즈팝 for Kakao'의 예를 들어보자. 이 게임은 캐주얼을 원하는 유저가 아직도 그만큼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대중화된 캐릭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중요 사례도 됐다.
개발 입장에서는 분명한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르의 선택, 유저 입장에서는 좋은 게임성을 지닌 게임을 선택해 플레이하는 것.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변화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해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상황은 수요과 공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다.
유저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 게임은 대격변의 시기를 맞는다. 과거 피처폰 시절 게임이 완성된 패키지 형태였다면, 현재는 부부 유료화 방식의 온라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게임은 공짜로 즐기는 것이라 여기는 분위기다. 부분 유료화 게임에 몇 만원부터 수 백 만원까지 과금을 할지언정 완성된 형태에 가까운 유료 게임에는 몇 천원도 아까워 APK 파일을 검색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말 출시된 '무한더던전 Infinity Dungeon'의 경우 유료 게임 1위를 달성한 것도 잠시 APK가 불법으로 공유되어 논란이 되었으며, 포털 사이트에 유료 게임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APK는 빠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소규모 인디 개발사의 경우 대형 게임 기업의 대규모 마케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교적 낮은 금액의 유료 게임을 출시하고 있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이후 차기작을 개발할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것이다.
개발자의 피와 땀으로 생성한 결과물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유저 인식의 변화가 없다면, 게임의 다양성을 스스로 없애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게임 에디터즈 : G-Editors]는 게임인들의 외고로 꾸며지는 코너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이승희 게임 칼럼리스트가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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