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효과 불러오는 SNS..'혼돈 다원주의' 정치시대 돌입"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소셜미디어서비스(SNS)가 민주주의에 혼돈스러운 '나비효과' 를 불러왔다."
소셜미디어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보다 쉽게 모으고, 그동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낼 통로와 힘을 부여했다는 것이 지금까지 정치학자들의 견해였다.
2014∼2015년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비무장 흑인 총격 살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트위터에서 시작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가 흑인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는 인권 운동으로 확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소셜미디어가 정치와 집단행동을 '혼돈'(chaotic) 상태로 만들었다고 진단한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II)의 새로운 연구를 소개했다.
OII의 헬렌 마젯 교수 등이 공동 저술한 책 '정치 격동 :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집단행동을 만드나'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운동이 일어나는 것은 무작위적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운동은 소소한 지지정도만 이끌어낸다. 특정 주제를 다룬다고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비슷한 주제를 다룬 운동이라도 그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참여자의 성격에 따라 성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사회적 정보에 민감한 외향적인 사람들은 이미 서명한 사람들을 보고 자신의 지지도 사회적으로 보일 것으로 판단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초반에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충분히 모일수록, 더 빨리 확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트위터의 해시태그(#)가 그렇게 기능한다.
온라인상의 집단행동은 날씨처럼 작은 사건이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에서 소셜미디어 시대의 정치는 기존의 사회 과학 이론보다는 '혼돈 이론'을 통해 더 잘 이해될 수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를 더 다원주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다만 이는 다양하지만 안정적인 그룹이 참여한다는 기존의 의미에서가 아니라, 아래에서부터의 동원이 이뤄지는 '혼돈 다원주의'의 부상으로 봤다.
이와 함께 날씨 예측이 가능해진 것처럼 언젠가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운동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그것을 촉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것은 누가 그 주체가 될 것인가의 문제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현재 소셜미디어의 자료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이나 정부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 역시 정치에서 상반된 두 가지 변화를 만들었다.
한편에서는 사회를 더 민주적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기존 권력에 주어졌다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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