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문호 "억울한 표정, 10년째 고치고 있어요"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16. 4. 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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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문호.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문호(29)의 2016시즌 출발은 좋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김문호는 6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상대 선발인 SK 윤희상에게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문호는 올시즌 첫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이날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김문호는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1-1의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김문호 덕분에 2번 타순과 좌익수 자리의 고민을 한꺼번에 덜었다.

김문호는 덕수고 시절 천재타자로 불릴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고교 시절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떨친 김문호를 롯데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에서 뽑았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문호는 2013시즌부터 점차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매번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3년에는 주루 플레이 도중 부상을 입어 그 해 40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7월 말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래도 2015시즌에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인 93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3할6푼(288타수 88안타) 4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2차 드래프트로 박헌도를 영입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최종 승자는 이우민이 됐고 김문호는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홈 개막전에서 김문호는 기회가 오자마자 자리를 잡았다.

김문호는 첫 경기부터 간절한 마음으로 뛰었다. 그는 “절실했다”라고 했다. 동료 정훈이 “신인인 줄 알았다. 초심 잃지 않았구나”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자신감이 생긴 덕분에 타석에서도 결과가 나오고 있다. 김문호는 “코치님들이 자신감을 쌓이게 해 주신다”라고 했다. 자신감이 생긴 만큼 타석에서의 표정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타석에서 아웃당한 뒤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김문호를 보고 팬들은 ‘나라를 잃은 표정’이라고 말하곤 한다.

김문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10년째 고치려고 하고 있다. 내가 TV를 봐도 억울해하는 것 같더라. 가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따라하기도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는 타석에서 웃을 일만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올시즌 김문호의 목표는 부상 방지다. 그는 “부상도 다 내 탓이다”라고 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당분간 김문호에게 좌익수 한 자리를 맡길 생각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김문호는 방심할 수가 없다. 롯데 외야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언제나 긴장을 해야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문호는 7일 경기에서도 열심히 뛰었다. 이날 롯데 타선은 SK 김광현의 호투에 꽁꽁 묶였지만 6회 1사 1루에서 김문호가 1타점 2루타를 쳐 이날 첫 득점을 이끌어냈다. 이대로 좋은 컨디션을 이어간다면 김문호가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찰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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