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뉴스]선거 전 무릎 꿇은 새누리..선거 뒤 무릎 꿇은 세월호 유가족

정희완 기자 2016. 4. 8. 11: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시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난 6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후보들이 공천 파동 등에 대한 사죄 의미로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몇년간 이렇게 힘든 선거는 없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습니다.

새누리당 대구지역 20대 총선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대구지역 20대 총선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대구지역 20대 총선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별도로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는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멍석을 깔고 100배를 했습니다. “새누리당 오만했습니다. 사죄 드립니다” “김문수 종아리 걷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있는 팻말도 들었습니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가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자신의 선거 사무소 앞에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사죄드린다’는 피켓을 세워두고 절을 했다. |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7일에도 ‘사죄 모드’를 이어갔습니다.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김무성 대표 등 참석자들은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한번만 도와달라”…이번이 몇번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들이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사과 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새누리당의 ‘읍소 전략’는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도와달라” 읍소했습니다. 당시 부산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유세를 했습니다.

새누리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대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이 2014년 6월1일오전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 봉래교차로에서 6·4지방선거에 도와달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당시 새누리당 손수조 부산사상구 당협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500배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당시엔 비가 왔는데요.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팻말도 세웠습니다. 시민들은 ‘오늘 세월호 49재. 세월호 아이들이, 유가족들이 살려달라 울부짖을 때 당신들은 도와주었나요?’라는 팻말을 들고 대응했습니다.

2014년 6월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새누리당이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세월호 참사로 화난 엄마들이 손 팻말을 들고 대응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은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국가 개조 성공을 위한 광역단체장 후보 결의대회’에서 세월호 참사 등에 대해 사죄한다며 절을 했습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60년 적페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돕겠다. 새누리당 후보는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이 2014년 6월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 개조 성공을 위한 광역단체장 후보 결의대회’에서 국민들에게 사죄의 마음이 담긴 의미로 절을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이 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 개조 성공을 위한 광역단체장 후보 결의대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그리곤 4개월이 지난 2014년 10월29일. 국회 본청 앞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차량에 타려하자, 세월호 유가족 이남석씨가 그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씨는 “세월호특별법제정을 꼭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대표는 “예, 예‘를 반복했고 차량은 떠났습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왔습니다. 연설을 마치고 나가는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유가족들은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를 외면했고, 유가족들은 김무성 대표에게 달려간 것입니다(▶사진보기-오마이뉴스)

경향신문 김민아 논설위원은 5일자 칼럼에서 “새누리당은 권력의지의 강도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은 선거에서 패배한다는 것, 정권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차하면 ‘잘못했다, 도와달라’며 눈물을 보이고, 파란 점퍼에서 빨간 점퍼로 갈아입는 ‘쇼’가 가능한 것도 권력의지 덕분”이라고 했습니다(▶[김민아 칼럼]새누리, 또 이기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향이네’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소식을 접하세요!(▶바로가기)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