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뉴스]선거 전 무릎 꿇은 새누리..선거 뒤 무릎 꿇은 세월호 유가족
[경향신문]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시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난 6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후보들이 공천 파동 등에 대한 사죄 의미로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몇년간 이렇게 힘든 선거는 없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습니다.
별도로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는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멍석을 깔고 100배를 했습니다. “새누리당 오만했습니다. 사죄 드립니다” “김문수 종아리 걷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있는 팻말도 들었습니다.
새누리당은 7일에도 ‘사죄 모드’를 이어갔습니다.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김무성 대표 등 참석자들은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한번만 도와달라”…이번이 몇번째?).
새누리당의 ‘읍소 전략’는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도와달라” 읍소했습니다. 당시 부산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유세를 했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손수조 부산사상구 당협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500배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당시엔 비가 왔는데요.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팻말도 세웠습니다. 시민들은 ‘오늘 세월호 49재. 세월호 아이들이, 유가족들이 살려달라 울부짖을 때 당신들은 도와주었나요?’라는 팻말을 들고 대응했습니다.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은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국가 개조 성공을 위한 광역단체장 후보 결의대회’에서 세월호 참사 등에 대해 사죄한다며 절을 했습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60년 적페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돕겠다. 새누리당 후보는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4개월이 지난 2014년 10월29일. 국회 본청 앞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차량에 타려하자, 세월호 유가족 이남석씨가 그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씨는 “세월호특별법제정을 꼭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대표는 “예, 예‘를 반복했고 차량은 떠났습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왔습니다. 연설을 마치고 나가는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유가족들은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를 외면했고, 유가족들은 김무성 대표에게 달려간 것입니다(▶사진보기-오마이뉴스)
경향신문 김민아 논설위원은 5일자 칼럼에서 “새누리당은 권력의지의 강도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은 선거에서 패배한다는 것, 정권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차하면 ‘잘못했다, 도와달라’며 눈물을 보이고, 파란 점퍼에서 빨간 점퍼로 갈아입는 ‘쇼’가 가능한 것도 권력의지 덕분”이라고 했습니다(▶[김민아 칼럼]새누리, 또 이기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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