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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강한 부동산 Best 5 ‘살아있네~’

  • 김경민,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6.04.04 10:34:06
  • 최종수정 : 2016.04.04 10:36:00
‘주택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데 지금 아파트를 구입해도 되나요?’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로 돌아서기 전에 집을 모두 팔아야 할지 고민이네요.’

요즘 온라인 부동산 카페를 들여다보면 이런 질문이 줄지어 올라온다. 지난해 반짝 활황을 보였던 주택 시장이 올 들어 대출 규제, 공급과잉

우려로 침체에 빠지면서 좀처럼 부동산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조차 주택 거래가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모든 지역이 그런 건 아니다. 서울 마포, 하남 미사 등 인기 지역 아파트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씩 웃돈이 붙고 일부 재건축 단지 매매가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혼돈의 부동산 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부동산 전문가 20명에게 불황기 부동산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투자열기 뜨거운 반포·개포·마곡

임대수익 유망 마포구 공덕·상암동


부동산 전문가 20인 설문조사 “올해 주택 투자 노려볼 만” 50%

# 서울 강남구 개포 재건축 아파트 청약을 저울질하던 이 모 씨는 요즘 고민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올해 집값이 주춤하면서 ‘집 살 때가 아니다’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서울 요지 집값은 굳건하다’며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강남권 요지 새 아파트는 괜찮으리라 믿지만 분양가가 너무 높아 혹시나 거품이 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파트 분양가와 함께 중도금 대출 무이자 등 청약조건을 따져보고 청약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반짝 활황세를 보였던 부동산 시장은 올 들어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실수요가 몰리며 분양권에 웃돈까지 붙었던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청약경쟁률이 저조해 아예 분양 자체를 취소하는 단지까지 나타났다. 분양 시장에 찬바람이 불다 보니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조차 동탄신도시 분양 일정을 차일피일 미뤘다.

동탄뿐 아니라 수도권 다른 신도시나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했다. 분양 열기가 식다 보니 분양권 웃돈도 서서히 빠지는 모습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 매매대금은 1조2855억원으로 1월에 비해 50% 넘게 줄었다. 분양권에 붙은 웃돈도 1월(1136억원) 대비 54% 줄어든 528억원에 그쳤다. 실수요,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며 소위 ‘잘나가던’ 강남 재건축 단지 집값도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 ‘래미안블레스티지’ 일반분양을 앞두고 강남 재건축 단지 집값이 슬슬 상승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셋째 주(3월 13~19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1% 올랐다. 둘째 주(0.11%)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둘째 주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른 건 래미안블레스티지를 필두로 디에이치개포(개포주공3단지) 등 개포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일반분양을 앞뒀기 때문이다. 래미안블레스티지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760만원으로 책정된 가운데 6월 분양을 앞둔 디에이치개포 분양가는 4000만원을 훌쩍 넘을 거란 관측이 많다.

전문가 설문 결과 서울 반포 일대는 불황에도 집값이 떨어질 우려가 적은 곳으로 꼽혔다.

전문가 설문 결과 서울 반포 일대는 불황에도 집값이 떨어질 우려가 적은 곳으로 꼽혔다.

강남 재건축 가격 상승세로 돌아서

하남 미사 등 분양권엔 웃돈 붙어

올해 집값은 소폭 오르거나 보합세


고분양가 논란도 있지만 덩달아 개포주공1단지 등 인근 단지 시세도 상승하는 분위기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36㎡ 매매가는 올 초 6억5000만원에도 못 미쳤지만 최근 7억원 넘는 매물이 등장했다. 개포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대치, 도곡동에 거주하는 부유층들이 개포 아파트 분양을 눈여겨보면서 기존 단지 집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한동안 집값이 떨어져 바닥을 쳤다고 보는 투자자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전했다.

강남 재건축 분위기만 좋아진 건 아니다. 지하철 5호선 연장, 신세계 복합쇼핑몰 개발 등 굵직한 호재가 몰려 있는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도 봄바람이 분다. 하남 미사 푸르지오1차는 올해 입주를 앞두고 6000만~1억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3월 초 분양한 e편한세상 미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4.35 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물론 주택 시장이 완연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인식도 꽤 굳건하다. 강남 재건축 등 일부 지역 분위기만 살아났을 뿐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에는 여전히 한파가 불기 때문이다. 3월 들어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100건으로 지난해 3월(1만2975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치솟은 데다 자가 보유율이 높지 않아 실수요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점차 되살아날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대출 규제에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쳐 주택 거래가 급감했지만 입지가 좋은 지역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처럼 가격이 급등하진 않더라도 대출 부담이 크지 않은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분석했다.

주택을 구입할 때 눈여겨볼 만한 지역은 어디일까.

매경이코노미는 부동산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불황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을 만한 지역을 선정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이 20% 득표를 얻어 단연 1위로 꼽혔다. 2위는 주공아파트 2, 3단지 신규 분양을 앞두고 반포와 부촌 경쟁을 벌이는 개포지구(18.3%)가 이름을 올렸다.

3위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11.7%). 비강남권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공동 4위로는 수도권 대표 신도시로 꼽히는 판교신도시(8.3%)와 위례신도시(8.3%)가 나란히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기 좋은 지역도 따로 물었다. 불황에 꺾이지 않을 만한 지역과 상위권 순위가 비슷했다. 앞의 질문에서 2위를 차지했던 개포(12.9%)가 이번 설문에선 1위에 올랐다. 이에 질세라 반포(11.3%)가 2위를 차지해 1위를 바짝 뒤쫓았다. 3위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9.7%), 공동 4위는 성동구 성수동(8.1%), 경기 하남시(8.1%)가 차지했다.

임대수익을 올리기 좋은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권 대신 마포 등 도심권 강세가 두드러졌다. 1위는 마포구 공덕동 일대(10% 득표)다. 도심 업무지구가 몰려 있는 공덕동 일대는 지하철 5, 6호선과 공항철도가 지나는 데다 한강과 가까워 교통 요지로 꼽힌다. 2위는 마포구 상암지구(8.3%)가 이름을 올렸다. 상암지구는 서울시가 일찌감치 IT, 미디어기업 중심의 DMC(디지털미디어시티)로 조성해 눈길을 끄는 곳이다. 정부가 최근 상암지구를 ‘문화콘텐츠 허브’로 개발하는 ‘한국판 실리콘밸리’ 계획을 내놓으면서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DMC에 위치한 기업 근로자만 2만8000여명에 달해 상암월드컵파크 등 주변 아파트 임대 수요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의 또 다른 궁금증은 올해 주택 가격이 지난해처럼 상승세를 이어갈지 여부다. 전문가 20명 중 8명(40%)이 올해 집값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택 투자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2분기(25%), 3분기(10%), 4분기(15%) 등 ‘2016년이 투자 적기’라는 응답이 50%였다.

불황에도 올해 주택 투자를 추천하는 이유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전셋값 고공행진 속 매매 전환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상승세를 보이던 미분양 가구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5만5103가구로 한 달 만에 5634가구 줄었다. 가계부채 대책,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장기적으로는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향후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 금리, 총선 세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늦어도 4분기엔 미국발 금리 인상과 중국 등 신흥국 경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만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만큼 4월 총선이 지나면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연내 투자해도 괜찮다”는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 의견도 눈길을 끈다.

설문에 도움 주신 분들(총 20명, 가나다순)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자문위원,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 김민수 알에셋자산관리 대표, 김일수 스타아시아파트너스 대표, 김재언 KDB대우증권 부동산·세무팀장, 김혜현 센추리21코리아 실장,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겸임교수,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

[특별취재팀 : 김경민(팀장)·노승욱·강승태·정다운 기자 / 사진 : 류준희·윤관식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51호 (2016.03.30~04.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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