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몰카..무차별 찍어놓고 "메신저 올리겠다" 협박
◆ 우리 마음속 10敵 / ⑥ 인터넷상 타인 욕설 ◆
하지만 인터넷 등장 이후 30여 년간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최근 들어 인터넷이 관음증의 해소 도구나 상대방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특성을 살려 근거 없이 타인을 비방하거나 그릇된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 인터넷을 쓰는 것이다.
한 번 인터넷에 올라간 정보는 거미줄처럼 퍼져나가 뒤늦게 이를 인지한 피해자가 혼자서 대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포털과 게시판을 일일이 뒤져 불법 동영상과 악성 댓글을 지워 달라고 요청하는 전문업체가 활동을 시작한 이유다.
최근 매일경제 취재팀이 방문한 온라인 기록 삭제 전문 업체 '산타크루즈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사생활과 관련한 민감 정보를 찾아 흔적을 없애는 곳이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쓰레기 정보는 포털과 SNS를 돌아다니며 확대 재생산되다 이곳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수순을 밟는다. '디지털 장의사'라고 불리는 이들 업체 숫자는 최근 급증해 한국에만 줄잡아 20여 곳에 달한다. 김호진 산타크루즈컴퍼니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2008년만 하더라도 연예인 등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비방의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평범한 사람으로 타깃이 옮아가고 있다"며 "불법으로 찍은 개인 성관계 동영상이 '야동'으로 둔갑해 소리 소문 없이 퍼져가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피해 청소년 전화가 정말 많이 걸려온다"며 "더 큰 문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자료가 인터넷에 퍼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3월 99건에 불과했던 이 업체 청소년 상담 건수는 지난 2월 155건을 기록해 1년 만에 50% 넘게 늘어났다.
스마트폰 메신저를 타고 불법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 '××녀' '××여대 몰카' 등 자극적인 이름을 단 동영상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빠르게 퍼져가는 것이다. 미처 손쓸 시간도 없이 내밀한 신상이 전 국민을 상대로 순식간에 노출되는 셈이다.
사회가 점차 '관음증'에 물들어 가는 것도 우려 대상이다. 지난해 발생한 '몰카' 범죄는 8000여 건에 달해 10년 전에 비해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 사고 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도입된 블랙박스도 몰카 촬영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언제든지 몰카로 변신할 수 있는 700만대의 블랙박스와 450만대의 민간 CCTV가 정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해커들은 보안이 취약한 노트북PC와 스마트폰을 노려 개인정보를 빼내는 실정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악성 코드를 심어 좀비PC로 감염시킨 뒤 노트북PC 카메라로 전해지는 동영상을 실시간 저장하는 것이다. 노트북PC 카메라 각도에 따라 집 안 상황이 외부로 실시간 중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해커들이 이렇게 추출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통시켜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업체 빛스캔의 문일준 대표는 "집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용변을 보는 장면을 찍어 돌려보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인터넷을 개인의 성적 욕망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이은아 부장(팀장) / 홍장원 기자 / 안정훈 기자 / 홍성윤 기자 / 정순우 기자 / 배미정 기자 / 백상경 기자 / 연규욱 기자 / 홍성용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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