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치료 어려운 림프부종, 35년만에 한국서 개선

정명진 2016. 3. 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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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미국 아칸소주에서 35년간 림프부종과 투쟁을 벌이던 여성이 한국을 찾는다. 주인공은 미국 컨트리록밴드 '론스타'의 드러머 키스 레인워터의 누나 로지앤 레인워터 스미스(53)다.

그는 지난해 물질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후원자들을 연결하는 웹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사연을 올리며 화제에 올랐다.

1년 후 한국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남동생 키스는 오는 29일 누나와 같은 처지의 림프부종 환자를 후원하는 콘서트를 미국서 열 예정이다.

28일 연세에스병원에 따르면 림프부종은 순환장애로 림프액이 순환계로 배액되지 못하고 고농도 단백질 상태로 피부 및 피하지방 속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생긴 부종이다. 림프부종은 크게 1차성과 2차성 두가지로 나뉜다.

태어날 무렵부터 생긴 '선천성', 10대에 생긴 '조발성', 30대에 유발되는 '완발성' 등은 1차성 림프부종으로 구분된다. 유방암·자궁암 등 암수술을 받은 뒤 림프관이 막혀 팔·다리 등이 퉁퉁 붓는 것은 2차성 림프부종으로 분류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잖으며 합병증으로 피부 만성염증, 조직 섬유화 등이 수반된다.

림프부종은 아직까지 현대의학으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한번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고 서서히 악화된다.

로지앤의 경우 조발성 림프부종으로 증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는 18세 이후로 아무런 이유없이 붓기 시작, 지금은 오른쪽 다리가 왼쪽의 3배 정도로 부어올라 있는 상태다. 지팡이가 없으면 절름거릴 정도로 걷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양쪽 다리와 발의 사이즈가 차이나는 탓에 옷과 신발이 제대로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부끄럽게 여겨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알코올중독에 빠지기도 했다. 한때 자살을 생각했지만 남편의 지극한 사랑과 종교생활로 자살충동을 극복하고 있다.

로지앤은 지난해 테네시주 내슈빌의 밴더빌트대학병원에서 줄기세포로 림프부종을 치료하는 연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눈이 번쩍 뜨였다. 경제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어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렸다. 사흘 만에 1150달러가 모금됐다.

하지만 그는 대학병원 치료를 포기하게 된다. 50대 영국여성 밸러리 프레스톤의 '한국에서의 림프부종 치료일기' 블로그를 접하면서다. 이 여성은 서울 연세에스병원에서 림프부종 치료를 받고 경과가 좋아 일기 형식으로 치료과정을 SNS에 소개했다. 프레스톤 씨는 림프부종을 '불치병'으로 여기고 치료를 포기하려던 터에 심영기 원장에게 치료받은 뒤 눈에 띄게 증상이 개선돼 기쁜 마음에 이를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로지앤은 블로그에 올라온 수술 경과, 의료진 평가 등 세세한 내용을 보고 마음이 끌렸다. 무엇보다 이 병원은 다리정맥류와 림프부종 치료와 관련해 세계 최다 임상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와닿았다.

로지앤 씨는 심영기 병원장에게 페이스북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려왔고 심 원장은 로지앤 씨의 증상을 영상자료와 진료기록 등을 분석했다.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소식을 받고 로지앤 씨는 서울행을 결심하게 됐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림프부종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고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나 림프흡수마사지 정도를 처방하는 수준"이라며 "우리 병원에서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것인데 외국에서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의료보험에서 치료비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원장이 주로 시행하는 것은 '림프흡입 복합수술'이다. 마사지와 물리치료도 병행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림프배액시술, 림프절이나 림프관을 이어주는 미세림프수술, 부피를 줄여주는 지방흡입수술, 회복을 빠르게 만드는 줄기세포수술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병용한다.

그는 2008년부터 연세에스병원에서 복합수술을 받은 림프부종 환자 43명을 추적한 결과 수술 6개월 후 평균 처음 내원했을 때보다 부종으로 인한 사지 둘레가 80% 이상 감소했다. 치료 효과가 좋은 경우에는 100%까지 부종이 줄어들었다. 이 중 1명은 완치됐다.

심영기 원장은 "복합요법을 시행하면 부종을 줄여 합병증을 예방하고 미용적으로 개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론스타는 미국 시간으로 29일 오후 7시에 공연을 시작한다. 이 밴드는 론스타 웹페이지에서도 자신의 공연을 스트리밍할 계획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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