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 아동, 아빠 나라 도움으로 림프부종 수술
신촌세브란스병원 담당의 "성공적 마무리…건강한 아이로 자라길"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오른팔 림프부종을 앓는 세 살배기 필리핀 코피노 아동 란츠가 '아빠 나라'의 도움으로 부종 제거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은 23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됐고, 5일이 지난 28일 현재 란츠의 수술 회복 및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란츠의 림프부종 제거 수술을 집도한 이 병원 한석주 소아외과 교수는 "란츠는 림프관 낭종이 피부를 침윤한 어려운 사례였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 3주 동안 치료를 잘 받고 돌아가서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 교수는 "란츠와 같은 코피노 아이들에게는 정말 부끄러운 아빠 나라의 한 국민이지만 더 부끄럽지 않으려면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란츠는 오른팔 림프부종으로 인해 양쪽 팔의 불균형이 심각했다. 대부분 왼팔로만 생활해 불편해했고, 면역력도 떨어져 감기에 자주 걸리고 폐렴으로까지 증세가 악화하는 등 수술이 절실했다.
또 남들과 다른 팔 모양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아 평상시에도 위축돼 있었고, 짜증을 부리곤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품에 로봇 장난감을 들고 천진난만하게 놀던 란츠는 "팔이 빨리 나아 나를 놀렸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 그동안 그가 받았던 상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였다.
란츠의 어머니 밀라니는 "란츠를 도와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6시간이 넘는 수술을 잘 이겨내 준 란츠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란츠의 수술은 코피노 아동 지원사업을 펼치는 동방사회복지회(회장 김진숙)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란츠는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인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필리핀인 미혼 양육모와 함께 필리핀 앙헬레스시에서 살고 있다. 란츠의 조부모와 친척까지 모두 9명이 좁은 집에서 거주한다.
밀라니는 최근 이 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앙헬레스동방아동센터에서 마사지 교육을 받아 취업했다.
수술비는 물론이고 병원에 가는 것조차 부담돼 치료를 받지 못하는 란츠의 딱한 사정을 알고 동방사회복지회는 온라인 모금을 진행했고, 3천601명의 후원자로부터 500만 원 정도를 모았다.
김진숙 회장은 "한국 사회의 관심으로 우리의 피를 나눠 가진 코피노 아동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란츠와 어머니가 대한민국에서 받은 사랑을 자신의 나라에서 베푸는 소중한 존재가 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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