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바다 "'별 빛이 내린다', 홀로 서울대 입학한 내 자식" [인터뷰]

김한길 기자 2016. 3. 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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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바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밴드 안녕바다(나무, 우명제, 우선제)를 단번에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별 빛이 내린다 / 샤라랄라랄라라~'라는 부분을 흥얼거리면 그제야 '아!'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래서 대뜸 물었다. 이러한 부분이 섭섭하지는 않냐고.

나무는 "곡들이 자식 같은 느낌이 있다. 엄마는 자식이 잘되는 걸 바라지 누군가에게 내가 엄마인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자식이 잘 돼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모두 사랑하는 자식이지만, 그 가운데서 '별 빛이 내린다'라는 자식은 홀로 서울대에 들어간 느낌이에요. 그것을 본받아서 다른 자식들도 고려대도 가고, 연세대도 가고 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다들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이 중독성 강한 후렴구는 숱한 예능프로그램과 광고음악에 사용되며 안녕바다를 무명의 늪에서 끄집어냈다. 별 빛이 내리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판타지가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함은 물론 깊은 위로를 안긴 것이다.

이후 안녕바다는 감성이 짙게 묻어난 곡을 연달아 발표하며 대중의 가슴을 울리기 시작했고, '감성 록 밴드'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리고 이러한 깊은 감성은 최근 3년 만에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 '밤새, 안녕히'에 고스란히 담겼다.

앨범은 타이틀곡 '그 곳에 있어줘'를 포함해 총 11곡이 수록됐다. 안녕바다는 이번 앨범에 공백기동안 느꼈던 감정들을 100% 녹여냈으며, 안녕바다만의 스토리텔링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평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이들이 3년이라는 긴 시간을 공백으로 남긴 이유는 분명했다. 이는 앨범 준비 중, 전 국민이 슬퍼하고 안타까워했던 세월호 사건이 위로송을 부르는 그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그게 시작이 되어 수정에 수정을 거듭, 완성도 높은 앨범을 위한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안녕바다는 앨범명은 물론, 5번 트랙에 세월호 사고로 슬프고 어지러운 시간을 지나며 느꼈던 감정들을 녹여낸 곡인 '밤새, 안녕히'를 실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으며, 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는 게 이들의 의무이자 책임감이었다.

맏형 우명제는 "음악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누군가를 위로를 해주고 그 사람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동시에 이상적인 일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세월호 공연을 갔었는데, 당시 유가족들이 너무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해주셔서 저희 역시 공연을 하면서 위로를 받았었다. 그런 것을 겪으면서 누군가에 커다란 힘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번 작업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위로의 대상은 세월호에만 국한돼 있는 게 아니다. 더 나아가 어떤 슬픔에 빠지거나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선물하고 싶어 하는 안녕바다의 깊은 의미가 담겼다.

우명제는 "밤마다 조금 괴롭고 약간 슬프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보자며 접근했다. 즉, 이번 앨범은 '밤을 견딜 수 있는 앨범'이다"고 설명했다.

우선제는 "앨범 전체적으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갔다. 개인적인 아픔, 또는 그것을 이겨낸 후 갖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밤'이라는 단어가 포괄적인 단어다. 어쩌면 우리가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안녕바다는 올해 팀 결성 10주년을 맞이했다. 홍대 인디씬을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총 3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부지런히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들이 10년간 함께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우선제는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연인 관계처럼 싸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 아무 탈 없이 풀어지기도 했다. 물론 중간 중간에 팀을 나간 멤버들도 있지만, 항상 멤버들과 마음을 열고 으쌰으쌰 파이팅하며 지냈다"고 해맑게 웃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 몸같다.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오히려 가깝다 보니 더 조심하고 배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명제는 "일단은 멤버이기 전에, 동료이기 전에 친구다. 그래서 멤버들보다 제가 형이긴하지만, 형이라는 생각을 안 한다. 멤버들도 저를 친구처럼 대해준다. 그래서 각자의 위치에서 인간 대 인간으로 끌리고 좋아하는 면도 존재하고, 각자의 상황에서 계속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스케줄이 없어도 합주를 많이 하려고 한다. 매일 모여서 합주하고 끝나고 모여서 얘기하고 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한다"고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어느덧 '30대 그룹'이 된 안녕바다. 우선제는 "생각하는 게 철이 들었을 수는 있겠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안녕바다만의 색을 유지하면서 40대가 되어도 저희만의 색으로 열심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명제는 "달라진 점을 찾자면, 20대 젊은 세대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들의 힘듦을 알기에 조금 더 위로를 건네주고 싶다. 나이를 먹음에 있어서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누군가한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런 우명제의 모습에 동생 우선제는 "멤버들과는 밴드 명처럼 바다에서 같이 항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듣는 팬들도 함께 항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명제는 안녕바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큰 사명감을 가지고 음악을 한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런 것들에 갇혀버리면 현실을 바라보지 못 한다. 저희 바람이 있다면 건강하게 오래오래 음악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고, 저희의 음악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나 힘든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존재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우명제는 "저희도 가끔 힘들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다. 굉장히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늘 꿈꾼다. 누군가도 우리의 CD를 틀어놓고 잠을 자거나 아침에 활력이 되는 존재.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장에서는 많이 만났지만, 새 노래로 인사를 드리는 순간을 늘 고대해왔어요. 저희가 오랜 기간 준비를 한 앨범이고, 조금이라도 저희 마음이 전달이 됐으면 좋겠어요. 곧 서울과 부산에서 단독 콘서트도 진행하는데, 준비 많이 했으니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멤버들과 팬들, 전부 '밤새, 안녕(히)'했으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플럭서스뮤직]

안녕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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