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회복에도 한계.. 올해 파산 잇따를 듯
올 들어 유가가 회복되고 있지만 미국 석유 및 가스개발업체들의 파산은 되레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압파쇄법(프래킹)이란 신공법을 사용, 빠른 속도로 석유시추를 하면서 이익을 챙길 수 있었지만 지난 2년 동안 60% 이상 하락한 유가가 재정상태를 최악으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신공법을 사용한 석유업체들은 소규모 인데다 대부분 은행대출등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26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천은 컨설팅업체 딜로트를 인용,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유가를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늘면서 시추와 생산업체를 포함해 전체의 3분의 1일이 파산 내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너지 업체들은 셰일 에너지 개발 붐에 편승해 은행과 투자자, 퇴직연금 펀드에서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총부채가 1500억달러(약 175조원)로 크게 늘었으며 급격한 가격의 반전이 없는한 파산이나 디폴트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게 딜로이트의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에너지 업체들의 대출 규모가 2370억달러(약 277조원)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비해서는 작지만 무분별한 악성 대출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미국 석유 붐은 엑손모빌이나 셰브론 같은 대형 에너지 업체가 아닌 수백개의 소형 업체들이 주도했다. 셰일 석유를 생산하는 프래킹은 지하 2400m를 파고 들어간 다음 수직으로 3000m를 더 뚫어 원유를 뽑아내는 기술로 소형 업체들은 큰 자금을 빌리지 않고는 참여할 수 없었다. 이들 업체들은 결국 대출을 하는 있더라도 프래킹에 뛰어들었으며 석유업체들이 빌린 돈은 지난 2007년 이후 2배 급증했다.
WSJ는 에너지 업체 대표들이 에너지 재벌을 꿈꾸며 매장지에서 빠른 속도로 시추를 한다음 늦추는 수법으로 이익을 노려왔지만 이제는 모든 부(富)가 고갈되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밝혔다.
셰일 에너지 생산 급증 덕에 미국의 수입 원유 의존도가 급감했지만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특성에 재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데도 정치인과 기업인 모두 관심을 갖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또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먹는 수준까지 성장했던 미 석유산업도 약 14만명이 실직되고 하향길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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