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진구 "검색에서 여진구와 도라에몽 진구는 제쳤지 말입니다" [인터뷰]

하경헌·사진 이석우 기자 azimae@kyunghyang.com 입력 2016. 3.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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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극중 서대영 상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극중 서대영 상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극중 서대영 상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배우 진구의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 출연 장면. 사진 태양의 후예 문화전문회사, NEW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극중 서대영 상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배우 진구의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 출연 장면. 사진 태양의 후예 문화전문회사, NEW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극중 서대영 상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배우 진구는 지난해 3월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의 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 출연해 이름을 갖고 ‘셀프 디스(자기 비하)’ 개그를 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치면 ‘배우 진구’보다는 ‘부산진구’ ‘서울 광진구’ ‘배우 여진구’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주인공 진구’ 등이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분간 이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김은숙-김원석 작가가 쓴 대본을 이응복PD 등이 연출한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그동안 까먹었던 인지도를 모조리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극중 배경이 되는 ‘우르크’에 파병된 서대영 상사 역을 연기하고 있는데, 상대역 윤명주(김지원) 중위와의 로맨스 뿐 아니라 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대위와의 호흡마저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16회 중 9회가 방송됐는데 이미 시청률은 30%가 넘었다. 그냥 기분이 들뜬 정도가 아니라 억지로 가라앉혀야 할 정도다. 표정관리에 한창인 진구의 모습은 가끔씩 새 나오는 미소로 그 속을 알 수 있었다.- ‘진구’ 검색어의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SNL 코리아>에서의 셀프 디스가 서글펐다.

“하하. 그래도 아직 ‘부산진구’는 못 이긴다. 특히 요즘은 선거철이라 더 그렇고 작은 사건, 사고나 교통사고가 생겨도 그렇다. 부산진구는 못 이기고, 서울 ‘광진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요즘은 여진구 동생과 <도라에몽>의 진구는 좀 잠잠한 것 같다. 하하. 검색하면 내 이름이 먼저 나와서 기분이 좋아졌다. 찾아보기도 편해졌다. 사실 몇 번이나 이름에 낚였는지 모른다.”

- 검색어 정도가 아니다. 폭발적인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할 것 같은데.

“기분이 좋고 덤덤하려고 애쓰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소속사도 그렇지만, 주변 분들도 축하한다거나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안 해주신다. 데뷔 때부터 주변의 분위기에 휘둘리기 싫어서 내가 부탁을 드린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기는 체감한다. 기사 숫자도 그렇지만 얼마 전 개설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댓글이나 팔로워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아, 프로농구 시투를 하면서도 느꼈다. 고양 오리온의 팬이라 지난해 정말 전 경기를 다 보러갔는데 심지어 거기서 열띤 응원도 했는데 화면에 안 잡혔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사진도 찍어주시고 관심도 가져주신다.”- 솔직히,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했나.

“난 모든 작품에서 예상을 하지 않는다. 촬영이 끝나는 날이 되면 그냥 시원하고 섭섭할 뿐이다. 잘 되면 물론 좋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냥 떠나보내는 성격이다. 이게 나름 연기를 13년 넘게 하면서 쌓인 내공인데 지금은 확실히 뜨겁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 그렇다면 <태양의 후예> 인기의 원인은 뭘까.

“대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는 내가 안 나오면 보지 않는다. 주인공이 부럽고, 질투나고 그래서 가능하면 안 보는데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가 김은숙 작가님의 <파리의 연인>이었다. 대본을 받아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는데 이를 영상으로 만들어주니 색다르고 재미가 있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목말라 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재난이 나고, 헬기가 다니고, 군인들의 총싸움 등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부분이 시청자를 사로잡지 않았나 싶다.”- 원래는 <태양의 후예>와 인연이 없을 뻔 했다고 하던데.

“사실 제작사 바른손 서우식 대표와 개인적으로 알아서 출연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사실 거절당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시놉시스조차 몰랐고. 그냥 혼자 ‘아쉽네. 그거 하고 싶었는데’ 생각하면서 마음도 떠났었다. 그래서 촬영하면 커피 사다들고 현장이나 놀러가야지 생각했는데 캐스팅이 다시 된 거다. 좋아서 어이가 없었다.”

- 배우 진구가 보는 배역 서대영의 매력은.

“무겁다. 한없이 무거운 친구다. 어떤 인물에게든 똑같이 대한다.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봤다. ‘이게 사랑하는 거야? 차버리는 거야?’ ‘사령관을 존경하는 거야? 아니야?’ ‘얘는 여자보다 남자를 좋아하는 거야?’ 등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는데 모든 걸 무게감으로 눌렀다. 오글거리는 것 같은 대사도 무거운 사람에게서 나오니까 진정성이 있어보였다. 서대영과 진구는 닮은 점이 많지만, 내가 좀 더 말이 많다. 하하.”- 그리스 로케이션 촬영이 있었다.

“나중에 생각하면 그렇게 행복한 걸 모르고 허송했으니 한국에 와서 원통했다. 중국 심의 때문에 데드라인이 있어 밤새는 촬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리스 촬영장은 비수기여서 즐기면서 촬영했다. 특히 송중기-송혜교 커플은 30일 중 28일이나 촬영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음악도 듣고, 술도 마시고, 낮잠도 수영도…. 다 즐거웠다.”

- ‘송송 커플’과 ‘구원(진구-지원) 커플’의 연애스타일 중 어느 것이 맞나.

“멜로 초보다보니 구원 쪽이 맞다. ‘송송 커플’의 멜로는 내공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남자를 상대로만 연기를 해서 잘 모른다.”- 상대역 김지원을 말한다면.

“12살이 차이 나는데 사람들의 우려가 지원을 처음 만난 날 해소가 되더라. 진지하고 겸손하다. 한 때 병원 격리 장면을 감독님이 마음에 안 들어하셔서 재촬영을 하는데 지원이가 자기 탓이라고 울었다. 지원이를 다독이고 찍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후반기에는 ‘구원 커플’의 멜로를 기대해도 될 거다.”

- 멜로 연기를 하는데 부인은 뭐라고 안 하나.

“‘구원 커플’을 지지해준다. (송)중기도 좋아한다. 나를 보면 ‘드라마 속 서대영을 내놓으라’고 한다. 와이프도 요즘 주변에서 나에 대한 부탁을 많이 받는 모양인데 같이 잘 참고 있다.”- 진구가 꼽은 가장 멋진 대사는 무엇인가?

“서대영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진지한 대사가 있다. 윤명주에게 고백하면서 ‘너한테서 도망쳤던 모든 시간들을 후회했겠지’라는 대사가 있는데 오글거리는 연기는 윤명주 앞에서만 하니까 다행이었다. 나머지 경우는 다 군인다운 무거운 대사가 많았다.”

- <태양의 후예>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전개가 일단 엄청 빨라진다. 이야기가 많아지고 각 커플의 관계가 깊어진다. 마지막회까지 찍었기 때문에 결말을 알고 있지만 이야기하긴 그렇지 않나. 일단 급하게 끝나지도 않고 찝찝하지 않게 시원하게 끝난다. 결말에 대해서는 100% 만족이다.”- 임시완과 함께 영화 <원라인>을 찍고 있다. 이제 ‘멜로 배우’ 진구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

“원래 인간애(휴머니즘)가 있는 장르를 좋아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이야기이지 않나. 이제 멜로가 장착이 됐으니, 휴먼 멜로를 해보고 싶다. 사실 나 멜로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안 써주니까 감이 엄청 떨어졌던 거지. 운이 좋게 나에게 딱 맞는 멜로 옷을 이번에 입었다. 그동안 와이프와 연애하고 결혼하면서도 감을 다 찾았다.”

<하경헌·사진 이석우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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