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지카환자 발생..'2차 전파' 가능성은 적어

김기철 2016. 3.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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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다녀온 40대 남성..상태 좋아져발생국 여행때 모기 물리지 말아야
국내에서 첫 지카바이러스 양성 환자가 나온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자 상황 및 관련 대책에 대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지카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모기를 피하는 것이다. 우선 임신부는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를 여행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행을 간다면 모기장이 있는 숙소에 투숙하는 것이 좋고 색상이 밝은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또 모기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L씨도 처음에는 단순 미열 증상만 보였다가 이후 근육통과 발진으로 악화됐다. 따라서 여행 후 2주 이내에 단순 발열 증상이나 감기와 유사한 증상만 나타나도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외국여행 이력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중남미 지카바이러스 유행 국가를 다녀온 입국자는 발열 증상이 없더라도 입국 시 검역관에게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귀국 후 1개월간은 헌혈을 해서는 안 되며 가임 여성은 최소 2개월 동안 임신을 연기해야 한다. 남성은 배우자 등이 임신 중이면 임신 기간에, 그렇지 않으면 최소 2개월 동안 성관계를 피하거나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 서식하는 모기 중에는 숲 속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가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흰줄숲모기는 숲이나 숲 근처 주거지, 공원 등에 깨지거나 버려진 용기, 폐타이어, 화분, 배수로, 지붕 물받이, 음료 깡통 등에 서식한다. 따라서 흰줄숲모기 발생을 줄이려면 집 주변 쓰레기통, 폐타이어, 플라스틱 용기, 화분, 배수로에 고인 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도 지카바이러스에 뚫렸다. 한국인 중 처음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감염 확산 가능성이 낮아 환자 격리나 위기단계 격상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브라질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L씨(43)가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2일 동안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지역으로 업무차 출장을 다녀온 L씨는 11일 입국한 뒤 5일 후인 16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18일 전남 광양에 있는 S의원을 찾았다.

L씨가 브라질 방문 사실을 알렸으나 S의원 측은 단순 미열일 수 있다고 판단해 귀가 조치했다.

다음날 근육통과 함께 발진까지 발생하자 L씨는 21일 다시 S의원을 찾았고, 광양시 보건소에 신고한 뒤 검체 채취와 사례조사를 받았다. 전남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보건연구원은 유전자 검사(RT-PCR) 결과 L씨를 지카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진 판결했다.

L씨는 보건당국에 '현지에서 모기에 물렸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2주 전인 2일 이후 모기에 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보통 2~7일이며 최대 14일이다.

전남대병원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고 있는 L씨는 현재 발열 증상은 없고 발진이 가라앉는 등 호전 단계라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격리치료가 필요없으나 국내 유입된 첫 사례임을 감안해 입원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확진자에 의한 감염 확산 가능성과 모기로 인한 2차 전파 가능성이 낮아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현재의 '관심'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일상적인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고, 성 접촉이나 수혈을 통한 감염 가능성만 있다"며 "L씨는 귀국 후 헌혈을 하지 않아 혈액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일상 접촉으로 전염된 것은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국 후 보건당국에 통보되기까지 10일간 행적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제 시작됐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정확한 판단은 역학조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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