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치료약·백신 없어…일상 접촉으론 감염 안돼"

【인천공항=뉴시스】고승민 기자 = 브라질에서 귀국한 L씨(43)가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공사 산하 방역 협력업체 직원들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2016.03.2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오면서 그 치료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치료약이나 예방접종 백신이 없다.
지카 바이러스 발생 국가로의 여행을 피하고 감염 매개체인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중인 지카 바이러스 첫 감염자 L씨(43)는 해열제 등 일반적인 치료를 받았다.
지카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탓이다.
다행히 L씨는 현재 퇴원이 가능할 수준으로 호전된 상태다. 격리 치료도 필요가 없어 일반 병실로 옮겨도 무방하나, 지카 바이러스 첫 확진자인 만큼 격리병동에 입원시킬 방침이다.
L씨를 치료하고 있는 감염내과 장희창 관리실장은 "자연적인 회복을 기다리고 있고 치료학적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면서 "의학적으로 입원인 필요한 상태는 아닌 만큼 질병관리본부 측과 퇴원 시점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씨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2일간 출장차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 방문했다가 국적항공기를 타고 독일을 경유해 11일 입국했다.
귀국한지 닷새 후인 16일 발열이 나타나 18일 전남 광양의 선린의원을 찾았다. 이때 브라질 방문 이력을 밝혔으나 증상이 미약해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19일 근육통과 발진 증상을 보여 21일에 다시 의료기관을 찾은 뒤 유전자 검사(PCR)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L씨 외에도 출장에 동행한 직장 동료와 가족 등을 폭넓게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남아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발표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꽃단지 세곡천에서 서초구청과 군인, 서초구민들이 '세계 물의 날(3월22일)'을 기념해 세곡천 되살리기에 나서 하상 부유물질과 방치된 쓰레기를 제거하고 지카 바이러스 예방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 2016.03.22. go2@newsis.com
L씨와 같이 일반적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유일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전세계 60개국 이상의 제약회사와 연구소가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백신 개발에 최소 18개월이 걸리고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거쳐야 한다.
우리 정부 역시 지카 바이러스의 특성을 연구하고 진단키트를 개발하기 위한 신규 연구개발 과제 공모에 들어간 단계다.
각국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하는데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엄중식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백신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면서 개발해야 하는데 3~5년 정도 걸린다"면서 "이 기간 어떻게 전파를 예방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전파하는 이집트숲모기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에 있는 흰줄숲모기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최근 2개월 이내 환자가 발생한 국가를 여행할 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21일 기준으로 총 42개국에서 환자가 나왔다. 이중 유행국가는 31개국이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사람간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감염자의 혈액을 수혈받거나 성 접촉에 의해서는 감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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