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후 최태준 두 꾸러기가 뭉쳤다

2016. 3. 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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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와 최태준은 자신들의 영화 <커터>를 범죄물이라 칭하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갈망과 최악의 우연이 초래한 비극이라며 청춘의 미숙함을 변호하는 그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연기하는 동안 단짝이 되었다.

라이더 재킷을 맞춰 입고 오늘은 뭘 하고 놀까 고민하는 두 친구.(최태준)티셔츠 8만7천원 일레븐파리. 데님 팬츠 7만9천9백원 카이아크만. 스니커즈 가격미정 아크네 스튜디오. 라이더 재킷,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김시후)티셔츠 19만9천원 다니엘레 피에솔리. 셔츠 65만8천원 넘버21. 데님 팬츠 가격미정 코스. 라이더 재킷,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케이트보드나 타러 나가볼까?’재킷 59만5천원 비이커×이스트로그 by 비이커. 톱 4만9천9백원 유니클로 앤드 르메르. 데님 팬츠 가격미정 A.P.C..
오늘 촬영은 ‘두 꾸러기 절친의 하릴없는 하루’가 콘셉트였어요. 평범하고 건강한 20대 청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사실 둘이 함께 출연한 영화 <커터>는 고등학생들이 연루된 성범죄 괴담이라는 실로 무시무시한 실화를 소재로 한 거죠. 둘은 이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나요?최태준(이하 ‘태준’) 예고편만 보면 굉장히 무섭고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고만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전 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들의 미숙함 때문에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다룬다는 게 현실적으로 와 닿았죠. 보통 범죄물이라고 하면 어느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가졌거나 절대악이 존재하잖아요.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서는 출연하는 인물 모두가 안타깝고 불쌍하게 느껴졌거든요. 누군가의 관심과 작은 도움만 있었더라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측은한 마음도 들었고요. 그리고 시후 형을 비롯해 20대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이라는 것도 의미가 컸어요.김시후(이하 ‘시후’)  저도 그랬어요. 보통 선배님들,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작품이 많았는데 <커터>는 20대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극을 끌고 갈 수 있다는 데서 더욱 끌렸거든요. 그리고 제가 맡은 ‘윤재’라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 변화 같은 걸 잘 드러내는 게 저에겐 하나의 도전이기도 했죠. 이전 작품 <소녀>에서도 고등학생으로 출연하긴 했지만, 그때보다 더 성숙한 저만의 표현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세밀한 것들이 욕심났어요. 
시나리오를 다 읽고 든 생각은 그거였어요. ‘윤재를 향한 세준의 마음은 대체 어떤 종류의 것인가?’ 하는.태준 사실 저도 그렇고 처음엔 다들 그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특이한 게 뭔 줄 아세요? 그 또래의 학생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되는 문가영 씨만 해도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게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학생이었을 때를 돌이켜보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냥 마음에 드는 친구일 뿐인데 어른들의 눈엔 ‘세준’이가 ‘윤재’에게 뭔가 바라는 게 있어 그러는 걸로 비치는 거죠. ‘나도 이제 성인이 돼서 이해타산적으로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후 그래서 처음엔 촬영장에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근데 막상 촬영이 진행되면서 고등학생의 시선으로 작품에 몰입하니 그런 말이 쏙 들어갔죠. 실제로 촬영하는 내내 우리가 표현하려는 고등학생의 정서가 보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끔 하려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정말 고등학생들의 모습처럼 보여져야 한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죠. 
실제로 둘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요? 시후 전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데뷔를 했어요. 청주에 살았는데 서울을 오가느라 학교생활을 거의 못 했죠. 그래서 저한테는 고등학교 시절이 거의 없어요.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했는데, 오히려 촬영장에서 학교생활을 했다고 보는 편이 맞아요. 고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유급(?)당한 셈이었지만요. 하하.태준 전 시후 형과는 반대로 초등학교 시절 아역으로 활동하다가 중?고등학생 땐 보람차게 보냈어요.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해보고 그렇게 잘한 편은 아니었지만요. 축구에 빠져 살기도 하고 나쁜 친구들이랑 어울려 보기도 하고 그랬죠. 아, ‘나쁜 친구들’이라고 말하고 보니 민망하네요. 오히려 제가 나쁜 친구였던 거 같아서요. 하하. 
촬영할 때 보니 둘이 정말 스스럼없이 친한 거 같아요. 마주 보기만 해도 웃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보통 남자들끼리 있으면 자연스럽게 서열이 생기고 ‘여자 얘기’로 마무리된다는 깔때기 이론도 있는데, 둘이 있을 땐 주로 어떤 얘기를 하는 편인가요?시후 남자들끼리 있으면 여자 얘기 할 것 같죠? 그런데 저흰 둘이서 단 한 번도 여자 얘길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웃긴 얘기, 재밌었던 얘기를 많이 하죠.태준 제가 형을 너무 좋아해 형하고만 얘기를 많이 하니까 문가영 씨가 질투할 정도였어요. 다양한 영화 경험이 많은 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상의하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그럴 때마다 형이 잘 가르쳐줬고요. 
김시후의 앳된 모습엔 영한 보더 룩이 잘 어울린다.재킷 가격미정 메종 키츠네. 티셔츠 5만원대 씨와이초이. 데님 팬츠 가격미정 코스. 스니커즈 6만9천원 아디다스 스케이트보딩.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말보단 표정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남자들만의 시간. (최태준)재킷 가격미정 몽클레르 감므 블루. 데님 팬츠 가격미정 A.P.C..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김시후)재킷 가격미정 몽클레르 감므 블루. 데님 팬츠 가격미정 A.P.C..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만약 영화처럼 한 여자를 두고 친구와 경쟁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시후 씨는 몇 년 전엔 “난 의리파. 사랑보다는 우정!”이라고 했는데, 얼마 전에 “나이가 드니 우정보단 사랑이더라”라고 했더라고요. 반면 태준 씨는 “난 아직 우정이다”라고 했어요.시후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정이 사랑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최근 제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나도 친구들처럼 가정을 이루려면 좀 더 사랑에 적극적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 거죠.태준 제가 사랑보단 우정이라고 한 것은, 둘이 동시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됐을 때 그 친구가 진심이라면 내가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도 만약 내 여자 친구를 친구가 좋아하면 아마 때릴 것 같아요. 하하. 

여자의 어떤 모습에 반하는 편인가요? 시후 어딘지 챙겨주고 싶고, 아슬아슬 위태로워 보이는 면을 보게 될 때요. 안정을 찾아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감싸주고 싶은 느낌이 들면서 관심이 확 생기더라고요.태준 전 웃어른을 공경한다든가 예의범절이 몸에 밴 모습을 보면 되게 예뻐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면 보통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은 어머니랑 통화할 때 굉장히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깍듯하고 공손하게 전화받고 그럴 때면 굉장히 예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여자 앞에선 어떻게 행동해요? 둘 다 티를 많이 낼 것 같진 않은데. 특히 태준 씨는 더 못되게 굴 것 같아요. 태준 그런데 의외로 제가 누가 봐도 내가 걔를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게끔 티를 팍팍 내는 스타일이에요. 엄청 챙겨주고 걱정하고 그러면서요. 시후 전 어렸을 땐 정말 쉽게 못 다가서는 스타일이었어요.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식이었는데 지금은 태준이처럼 더 챙겨주고 먼저 다가서려고 하고, 확실히 더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이런 상남자들을 봤나! 사랑 앞에서 밀당 따윈 없는 두 남자가 사랑 때문에 해봤던 가장 무모한 일은 뭔지 궁금하네요.시후 이게 무모하다는 표현에 어울리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잠깐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한 7년 동안 연애를 안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가 정말 다시 만나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지금 생각하면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싶어요. 그 기나긴 시간을 혼자서 너무 외롭게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조금 억울하달까요?태준 전… 의도치 않았던 졸음운전요. 아주 먼 곳에 사는 친구였는데, 제가 항상 데려다줘야만 직성이 풀렸거든요. 왜 그랬을까요? 생각해보면 제가 더 위험한 동네에 살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하하.

20대 후반의 두 혈기 왕성한 청년은 지금 어떤 사랑을 꿈꾸고 있나요?태준 그냥 ‘사랑’이 하고 싶은데요? 어떤 종류의 사랑이든, 사랑이면 다 좋아요. 그저 사랑하고 싶을 뿐!시후 전 같이 있기만 해도 좋은 사랑을 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편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 보여줘도 걱정이 없는, 어떻게 보면 오래된 부부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편안한 사랑이랄까요? 아직 결혼을 하고 싶다거나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드는 건 아니지만, 같이 있을 때 서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고 편안하게 서로의 일상에 스며드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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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박지현 Photographs by Kim Hyuk Celebrity Model 김시후, 최태준 Stylist 김예진 Hair (김시후)곽민경, (최태준)민애선 Makeup (김시후)주경, (최태준)신재은 Assistant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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