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시그널' 악역특집①] 정해균 "실제라도 안치수 계장처럼 했을 걸"

황미현 2016. 3. 2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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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황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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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시그널'의 여운은 아직도 진하다. 대중은 '시그널'을 두고 '인생 드라마'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때문에 '불금'과 '불토'를 반납하고 일찍 집에 들어가 가족들과 '시그널'을 시청하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현실적으로 그려진 이야기들과 '미생'의 김원석PD가 메가폰을 잡아 한 시도 놓칠 수 없는 숨막히는 장면들이 이어진 덕분이었다.

제작진은 배우들은 물론이고 사물에까지 살아 숨쉬는 듯한 숨결을 불어 넣으며 디테일에 힘썼다. 매 회 등장하는 악역들도 마찬가지다. 에피소드에 걸맞는 '사연있는' 악역들은 소름 돋는 열연을 펼치며 '시그널'의 보는 재미를 높였다. 이 중 임팩트 있는 활약을 했던 '안치수 계장' 정해균(47), '간호사 유괴범'오연아(35), '재벌 아들' 이동하(33)를 취중토크에 초대했다.

이름하여 '범죄의 재구성'이다. 각각 사건을 조작하는 경찰, 유괴범, 재벌2세 범죄자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이끌었던 세 사람은 취중토크에 오자마자 "이 날을 기다렸다"며 반전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난 2월 말 촬영이 끝난 후 오랜만에 재회한 세 사람은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곧 주종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오늘은 인터뷰니까 만취말고 반취 정도 어떠냐" 진지한 대화를 나누던 세 사람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기분좋게 취했다. 범인의 입장을 대변해 열변을 토한 세 사람은 '시그널'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고 그렇게 3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취중토크 공식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정해균, 이하 '정') "소주 한병에 맥주 500cc 먹으면 딱 좋아요. 몸이 망가져서 술을 못 견뎌요. 4~5년 전부터 많이는 못 먹어요. 이 정도 먹으면 딱 좋더라고요. 하하"

(오연아, 이하 '오') "소주 3병이에요. 스케줄 없는날 술 먹으면 그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 마시가보면 들어가지 않나요? 스케줄 없을 때만 술을 마시는 편이에요. 한 병부터 알딸딸한데, 그 상태로 쭉 가요."

(이동하, 이하 '이') "저도 세 병이에요."

정: 다들 상당하다. 무서워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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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은 촬영장에서 자주 마주쳤나요? 오늘 굉장히 반가워하던데.

정 "저는 연아씨랑 한 번, 동하씨랑 한 번 마주친 적 있어요."

오 "저랑 동하씨는 오늘 처음 봤어요."

이 "무슨 소리세요. 저번 회식때 뵙고 인사드렸는데. 같은 테이블이었잖아요. 하하. 범인들끼리 같은 테이블에 앉았었어요. 그때 연아씨도 있었어요."

오 "제가 있었다고요? 어머. 필름 끊겼나봐요. 나 소름돋았어. 기억이 안나요."

-중간중간 회식도 좀 했나봐요.

정 "공식적인 회식이 종종 있었어요. 혜수씨도 사고, 회사에서도 사고, 공식적으로 다 같이 먹은 적이 몇번있었어요. 이런 드라마가 없었대요. 그러니까 나중에 봐도 어색하지가 않은거죠."

-'시그널' 촬영 후 주변에서 무서워하지는 않던가요.

정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몰입하다가 드라마 속 표정들이 나오더라고요.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종종 사람들이 '안치수다!' 하면서 놀라기도 하세요. 그런데 저는 과거 장면을 나중에 찍어서 희석이 됐어요. 그런데 냉혈한이었던 초반 캐릭터로 끝났으면 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시그널에 출연한 계기가 궁금해요.

정 "오디션 보라고 연락이 와서 오디션을 봤어요. 리딩할 때 감독님이 별 말 안하셨어요. 리딩했더니 '아 예예 됐습니다' 이러시고는 몇 시간 후에 출연하라는 연락이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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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속 사건들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부담도 느꼈을 법한데, 직접 악역을 열연한 느낌은 어땠나요.

정 "부담이 안됐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방영이 된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을 해서 '나는 그냥 여기의 나쁜 놈'을 잘하는 것에 집중했어요. 연아씨가 얘기했듯이 나머지 역할은 작가님이 하는거죠. 촬영하면서 마음은 정말 좋았어요. 이런 실제 사건들이 이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적극 찬성이거든요. 잊혀지는 것들이 많잖아요. 교훈이 될 만한 사건들은 사람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요."

-정해균씨는 장현성이라는 사냥개의 수하였다가 결국 동정심을 유발하며 죽음을 맞았어요. 결말에 대해 만족하나요?

정 "전 형기대에 잡혀갔겠죠? 몇 년을 받았으려나. 작품의 결말로 보자면 정말 만족해요. 조진웅이 다시 등장하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죠. 저는 보고나서 느낀 것이 제일 마지막 장면이 과거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색감이나 느낌이 2000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작가님이 배우들한테도 결말의 의미를 설명해주지 않았어요.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배우들에게도 이러한 물음표를 던져준 것 같아요."

-실제 안치수였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정 "안치수와 똑같이 했을 것 같아요. 물론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죠. 그런데 아빠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식이 10살인데, 골수암이고, 경제적으로 어렵다? 왠지 안치수의 마음도 이해가 가요. 안치수를 동정하자면, 그러려고 시작했던 일이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거기까지 간 것 아닐까요? 비리까지만 저지르고 말자했는데, 결국은 그렇게까지 간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현장에서 김범주가 '선택해! 선택해!'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당연히 아들을 위해 고민 없이 죽이러 가야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요. 불쌍한 사람인 것 같아요."

오 "'시그널' 범인들은 다 불쌍해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정 "장현성씨한테 맞을때? 하하. 장현성의 아이디어로 맞은 거예요. 원래 대본에는 재떨이만 던지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장현성씨가 저를 때리고 싶었나봐요. 때려야될 것 같다는거예요. 연습도 어찌나 열심히 하던지. 근데 장현성씨가 안아프게 하려고 했는지 저를 밀면서 때린거예요. 아주 굴욕적으로 밀려나갔죠. 제가 그날 방영 이후에 면죄부를 받았어요. '안치수 불쌍하다'고요. 하하. 그 신 이후 걸어가다가 유리창에 비친 저를 보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안치수가 갖고 있는 모든 감정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어요. 그 회한과 안에 감정이 서린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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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님이 특별히 디렉팅한 게 있었나요?

정 "꼼꼼 쟁이 PD님이 '우시진 마시고요. 눈물이 흐르기 바로 전까지의 느낌을 거기까지만 해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맨 처음에는 눈물이 났어요. 결국 네 번인가 다시 했어요. 근데 스태프들이 고마운게, 다 기다려줘요. 배우의 감정이 나올때까지요."

-'시그널' 속 악역들 중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인 것 같나요.

정 "잘 모르겠어요. 손현주인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그 사람은 누가 만들었을까. 생각하다보면 우울해져요."

-PD님의 '극세사' 연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정 "오므라이스 모양 하나 만들기 위해서 대야에 달걀 껍질을 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일식집 일화가 하나 있어요. 극 중 일식집이 나오는데, PD님이 처음에 일식집 사진을 보고 느낌이 마음에 들어서 장소를 정했어요. 그런데 그 일식집이 그 사이에 인테리어를 바꾼 거예요. 그때 PD님이 짐 싸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때가 아침이었는데, 그 시간에 문 연 일식집이 없잖아요. 결국엔 스태프들이 소품으로 사진과 비슷하게 일식집을 다시 꾸미시더라고요."

정 "제작진이 보조출연자라는 단어를 안써요. 출연자분, 연기자분 이렇게 말하세요. 길을 지나가는 단역인데도 깨알같은 디테일을 주세요. 허투루 지나가는 꼴을 못봐요. 그 단역 배우들도 다 하나같이 연습해요. 걸어가는 연습까지요. 그분들도 PD님의 속성을 다 알고 있으니까 연습해야된다는걸 알아요. 얼마나 디테일하게 괴롭혔으면 그러겠어요. 하하."

황미현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장소협찬= 야키토리 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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