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없다" 비난 받아온 중국인들, 서양식 매너 배우기 열풍

임세정 기자 2016. 3. 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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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여성들이 학원에서 서양식 식사 예절 수업을 듣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우리 중국인들은 훌륭한 예절을 가지고 있었지만 문화 혁명 중에 잃어버렸죠.”

부유한 중국인 여성 수팅(49)씨가 말했다. 그녀는 ‘아름다움과 가꾸기’ 수업을 듣는 중이다. 이 수업에서는 집 밖에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지 않기, 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흰 양말을 신지 않기 등의 ‘팁’을 알려준다.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서양식 예절을 배우기 위해 떼를 지어 학원에 다니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흥부자들이 지난 20여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입을 순수예술과 예절 공부 등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학원 등에서는 어떻게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처럼 모자를 쓰는지, 어떻게 찻잔을 드는지, 미국식 영어 발음을 어떻게 영국식 톤으로 바꾸는지 등을 가르친다. 여성들은 열흘에 8500파운드(약 1400만원)를 호가하는 학원에 등록해 기혼 여성을 위한 ‘여주인 예절’과 미혼 여성을 위한 사교 매너를 배우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최근 세계의 관광지에서 “교양 없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4년 몰디브 순방 중 “물병을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관광지에서 컵라면을 그만 먹으라”고 자국 관광객들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하버드대에서 교육받은 홍콩 출신의 학원 설립자 사라 제인 호는 “현재 중국의 부의 위상과 예절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이제 중국인들은 유럽식 교양을 사들이는데 현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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