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공천 주도에 여론 싸늘..중앙정치 유명세도 안먹혀

김명환,추동훈,김연주 2016. 3. 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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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허남식·윤두현·전광삼 고배..정무특보 3인방 낙천'비박 중진' 심재철·정병국 살아남고 김무성계는 전승 행진

◆ 새누리 공천 / 與, 친박 무더기 경선 탈락 이변 ◆

공천 막판 새누리당 내에 '역풍'이 불고 있다. 주말인 19~20일 경선 여론조사 발표 결과 친박계 거물들이 줄줄이 경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계 실세 김재원 의원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윤두현 전 홍보수석 등의 경선 패배는 친박계로선 당초 예상치 못했던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당 안팎에선 그동안 단수·우선 추천을 통해 사실상 친박계 중심의 전략공천이 진행된 데 대한 민심의 반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황우여·손수조 우선 추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9~20일 이틀 동안 총 98개 지역구에 대한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틀간 발표에서 경선 탈락한 현역 의원은 12명으로 새누리당 현역 의원 중 총 38명이 낙천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상향식 공천 효과가 최종 경선으로 서서히 빛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선 결과를 보면 '막판 역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박계 주요 인사들 패배가 두드러졌다. 새누리당 원내수석과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재선 김재원 의원이 선거구 조정으로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종태 의원에게 패배했다. 서초갑에 출사표를 내고 여성 후보 대결을 벌였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혜훈 전 최고위원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다. 진박 진원지인 대구에선 윤두현 전 수석이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현역 김상훈 의원에게 졌다.

대구 북갑에서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으로 자리를 옮겼던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친김무성계인 강석호 의원에게 졌고,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 여상규 의원에게 밀렸다.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역시 경기 의왕과천에서 결선 끝에 박요찬 예비후보에게 패했다.

이 밖에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3선인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지역 경선을 넘지 못했고, 허남식 전 부산시장도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친박계는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을),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인천 연수을),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세종시) 등 후보를 확정하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됐다. 반면 심재철 정병국 등 비박계 중진들과 친김무성계 의원들은 경선에서 다수 살아남았다.

◆ 최공재 "조윤선 밀자는 건데"

특히 공관위원 사이에서도 조 전 수석의 경선 탈락은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라고 회자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최공재 공관위 외부위원은 이날 "충격이었다"며 "우리는 조윤선 후보를 밀어주자고 하는 건데"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지난 17일 김 대표의 공천심사안 보류 요청을 공관위의 공정성에 대한 폄하라고 반발했던 인사로 서울 은평갑 경선에서 승리한 최홍재 후보 친형이다.

전문가들은 친박계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거치면서 기세가 다소 꺾인 것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계파 공천에 대한 거부감이나 비판심리"라며 "막판으로 가면서 현역의원 탈락률이 높아지는 것도 공천이 잘못됐다는 지지층 내 자각 증세"라고 평가했다. 진박 혹은 거물이라는 중앙정치 명망이 지역 기반을 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교수는 "서초갑은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 오랜 기간 표심을 다져 놓은 지역이었다. 조 전 수석의 경선 탈락은 '하향식 꽂아넣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경선 여론조사 결과로 김무성 대표 입지가 다소 넓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김 대표 측근들은 단수추천과 경선, 어느 쪽에 속했든 모두 살아남아 '식구 챙기기'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이날 우선추천 지역 6곳에 대한 후보도 추가로 발표됐다. 여성 예비후보 3명이 경쟁했던 서울 강남병에는 18대 때 비례대표를 지낸 이은재 전 의원, 부산 사상에는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 출마했던 손수조 당협위원장, 경북 포항을에는 김정재 예비후보가 각각 공천됐다. 인천 서을과 경기 용인을에는 황우여 의원과 허명환 전 청와대 사회행정정책관이 각각 지명됐다.

[김명환 기자 / 추동훈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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