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선대위장 제의받은 강봉균 "포퓰리즘 정치 막아야 경제 희망"

우제윤,정석환 2016. 3. 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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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호남·DJ 경제관료' 카드로 김종인에 맞불野의 '경제심판론' 총선프레임 희석 효과 노려康 "사심·노욕에 여당行 오해 받을까봐 걱정"
새누리당이 17일 야권 인사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4·13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의했다. 야당이 박근혜정부 탄생에 기여한 김종인 건국대 석좌교수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로 영입한 데 대해 여당이 내놓은 맞불작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고 위기이니까 경제 전문가를 영입해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시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며 "강 전 장관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원 원내대표는 전날 시내 모처에서 강 전 장관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이 같은 제안을 전달했고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다른 최고위원들도 강 전 장관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아직 고민 중"이라며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가 무슨 정치적인 사심이나 노욕이 있어서 새누리당까지 가나 하는 오해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3선이나 한 사람이 새누리당에 가 비례대표로 또 국회에 들어가려 하느냐는 오해를 받기 싫다는 것이다.

이어 "김무성 대표에게 닷새 전에 제의를 받았고 원유철 대표와는 어제 조찬을 했는데 그때도 이런 우려를 전달하고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미 정계를 떠난 사람이고 다시는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사람"이라며 "안철수 대표 쪽에서 국민의당 이름도 정해지기 전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안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그럼에도 고민하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도 포퓰리즘 공약만 난무하는 현실 때문"이라며 "지금 경제난은 4년 전 선거 포퓰리즘 공약 때문인데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풀릴 희망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원래 새누리당 공천이 끝나고 경제공약이 나오면 공약을 비판적으로 분석해보려 했는데 뜻밖에 이런 제안이 왔다"며 "외부에서 비판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데 더 도움이 될지 지인들과 상의해본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맡게 된다면 경제를 살리는 정책선거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공약에 대해서는 "표만 얻으려는, 경제에 도움이 안 되는 공약과 오히려 해를 끼치는 공약이 있다"며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내용도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강 전 장관을 영입하려는 것은 김종인 대표에 대한 대항마를 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선 의원에 경제전문가인 강 전 장관은 4선에 경제학 박사,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김 대표와 경력 면에서 비슷하다. 현재 더민주가 김 대표를 '경제 할배'라고 지칭하고 '경제 콘서트'를 열면서 이번 선거를 경제실정 심판 구도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야권 출신의 정통 경제 전문가를 내세워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에서는 강 전 장관이 야권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선거 전략 면에서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중도통합민주당 원내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역임한 강 전 장관이야말로 야당과 공방을 벌이기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이 호남 출신이란 점도 여당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지역 구도를 벗어난 선거를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데다 중도 세력을 끌어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제윤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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