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對 트럼프..美대선 구도 사실상 확정

이진명 2016. 3. 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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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5개주 싹쓸이..샌더스 경선포기 초읽기트럼프도 파죽지세 오하이오주 빼곤 모두 이겨

◆ 美 미니 슈퍼 화요일 ◆

힐러리와 트럼프가 사실상 미국 대선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5개주에서 치러진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나란히 대승을 거뒀다.

힐러리는 이날 플로리다, 오하이오는 물론 일리노이,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5곳 모두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상대적으로 북쪽에 위치해 있고 자동차 철강 등의 공업지역이 밀집해 있는 일리노이, 오하이오, 미주리의 경우 제조업 이탈을 막기 위한 반(反)자유무역 기치를 올린 버니 샌더스의 반격이 예고됐지만 힐러리가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지지층인 노조 일부가 보호무역을 주창한 샌더스를 밀었지만 결국 국정경험과 안정성 그리고 지명도를 갖춘 힐러리 편에 섰다. 최근 일리노이, 오하이오, 미주리에서 발생한 트럼프 유세장 폭력사태가 힐러리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트럼프에게 대권을 넘겨줘서는 안 되겠다는 민주당 지지층이 안정성이 높은 힐러리에게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오하이오주를 이곳 지역구인 존 케이식 주지사에게 뺏겼지만 승자독식제에 따라 플로리다에서 99명의 대의원을 모두 가져오는 등 4곳에서 승리해 압승을 거뒀다. 유세장 폭력사태 등 다양한 악재가 오히려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 트럼프 승리로 연결됐다는 진단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지지해온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에서도 트럼프에게 고배를 마시면서 결국 '경선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을 마치면서 공화당은 경선 일정의 절반을 넘어섰다. 민주당도 전체 경선 일정의 49.7%를 완료했다.

전체 경선의 절반가량 진행된 15일 현재 힐러리와 트럼프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앞선 상태다.

앞으로 공화당은 6월 7일, 민주당은 6월 14일까지 경선 일정이 이어지지만 경선이 더 진행되더라도 힐러리와 트럼프의 입지가 뒤집히는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선이 마감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샌더스 후보가 경선 지속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역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조만간 경선 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공화당의 경우 경선 1위가 트럼프로 굳어지기는 했지만 트럼프가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끝까지 경선이 이어질 수는 있다. 테드 크루즈가 일리노이,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에서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해 공화당 중재 전당대회 '불씨'를 남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단 경선이 끝까지 간다면 7월 18~21일 공화당 전당대회, 7월 25~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각각 최종 대선 후보를 지명하게 된다.

대선 후보가 지명되면 9~10월 양당 후보 간 TV토론과 전국 단위 선거 유세 등을 거쳐 11월 8일 주별 대선 선거인단을 뽑는 사실상의 대선을 치른다. 주별로 선출되는 선거인단이 공화당이 많은지, 민주당이 많은지에 따라 차기 대통령이 판가름 난다.

트럼프 진영은 이미 힐러리와 본선에서 대결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공화당 경쟁자가 아닌 힐러리를 겨냥한 공세를 시작했다. 힐러리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메일 논란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힐러리는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힐러리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여성 편력 논란과 힐러리의 국무장관 재직 시절 빌 클린턴의 고액 강연료 수익 논란 등도 트럼프 진영의 공격 대상이다.

반면 힐러리 진영에서는 트럼프가 경선 과정에서 내뱉은 여성 비하 발언,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발언 등을 지적하며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에는 위험한 인물로 몰아가고 있다. 힐러리는 최근 트럼프를 향해 "미국을 분열시키는 발언을 중단하라"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트럼프가 내세운 무차별적인 감세공약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이 없음을 강조하며 공약의 허구성을 들춰낼 방침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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