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도 분양가 4000만원시대 열린다

임영신 입력 2016. 3. 16. 17:08 수정 2016. 3. 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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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지 59㎡형 로열층 4천만원 웃돌듯..고개든 고분양가 논란
터파기 공사가 시작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단지 전경. 이달 `래미안 블레스티지`라는 이름을 달고 첫 분양에 나선다. [사진 제공〓삼성물산]
올해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저층 재건축단지가 서초구 반포·잠원동에 이어 3.3㎡당 분양가 4000만원 대열에 합류한다. 고분양가를 염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분양이 흥행하면 '강남 재건축 3.3㎡당 분양가=4000만원'이라는 등식이 자리 잡고 향후 대치·압구정동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시영과 개포주공1~4단지 가운데 첫 분양에 나서는 2단지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에서 3.3㎡당 평균 분양가를 3760만원으로 결정하고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막판 조율 중이다. 총 1957가구 가운데 조합원 몫을 뺀 39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가운데 로열층 59㎡형의 3.3㎡당 분양가는 4000만원을 웃돌면서 총가격이 1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새 고급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를 달고 8월 분양할 예정인 주공3단지도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을 뛰어넘어 개포 재건축 단지를 통틀어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이주를 시작해 현재 절반가량이 이사를 마친 개포시영은 3.3㎡당 평균 분양가 3700만~3800만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일부 평형은 4000만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고분양가 릴레이는 작년 하반기에 본격화됐다. 지난해 8월 '대치 SK뷰'가 3.3㎡당 평균 분양가 3929만원을 책정하며 4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어 '반포 센트럴푸르지오 써밋'(10월·4094만원)과 '반포 래미안아이파크'(11월·4240만원)가 뒤따랐고, 지난 1월 신반포자이가 일반분양가 역대 최고인 4290만원 기록을 세웠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강남은 수요 대비 공급이 항상 부족해 다른 지역과 시장 성격이 다르다"며 "분위기를 탄 측면도 있지만 3.3㎡당 4000만원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한 번 뚫리면 앞으로 웬만한 강남 재건축 분양가는 4000만원을 웃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동의 3.3㎡당 분양가 4000만원 책정은 재건축사업이 답보 상태였던 3~4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뜯어보면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개포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시영과 주공 1~4단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2006년 전국 최초로 3.3㎡당 4000만원을 넘었고 현재 4620만원이다.

조합과 건설사는 분양가에 맞춰 아파트 고급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단지는 운동시설과 조식 서비스를 호텔과 식음료 사업이 주력인 호텔신라, 삼성웰스토리와 업무협약을 맺고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가 재건축을 마친 새 아파트 관리·운영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고가 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에도 없는 새로운 시도다.

3단지는 강남 최초로 테라스하우스를 도입했고 일반분양 물량도 나온다. 커뮤니티시설도 가구당 규모 기준 개포지구를 통틀어 가장 넓게 조성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보통 일반 아파트는 커뮤니티 시설이 가구당 3.3㎡(1평) 정도 크기인데 3단지는 2배인 6.6㎡(2평)에 달한다"며 "단지에 완벽한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강남 재건축 강자로 삼성물산이 꼽히지만 개포에서는 '래미안 위에 디 에이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설계와 디자인, 마감재 등 상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영은 단지명에 '포레스트(숲)'를 넣은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가장 자연친화적인 단지가 될 전망이다. 조합은 다음달부터 50억여 원을 들여 단지 바로 뒤편 달터공원(13만㎡) 재생 공사에 착수한다. 단지 내부는 아파트 동 사이사이로 11개 녹지축을 만들어 달터공원과 이어지도록 설계한다. 단지에 11개 그린 카펫이 깔리고 바로 앞에는 구룡산이 버티고 있으니 말 그대로 '숲 속 아파트'다. 개포가 대형건설사 브랜드 파워를 갖춘 '강남 속 신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특히 '개포 택지개발지'로 묶여 도시계획이 계획적으로 이뤄지고, 강남에 사는 부자 2·3세들이 많이 매입하면서 4~5년 뒤 1만5400여 가구가 새로 들어서면 또 하나의 부촌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김용환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대치·도곡동 그늘에 가려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지만 준공되면 개포의 위상은 180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분양가'로 향후 준공 뒤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입주물량이 특정 시점에 쏟아지는 만큼 시세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김일환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동산팀장은 "명문 학군과 풍부한 녹지로 인한 주거 쾌적성은 반포보다 개포가 뛰어나 소형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매각에 따른 자본 차익을 노리기보다 개포 입성을 희망하는 실수요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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