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데즈컴바인 '폭탄돌리기 주의보'

박인혜,용환진 2016. 3. 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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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호재없이 주가 열흘새 6배 껑충거래소 거래정지 예고에 시간외 하한가시총 3위까지 커져 코스닥지수마저 왜곡
2012년 이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에 편입된 의류업체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열흘 새 6배나 급등하면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까지 넘보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거래소가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코데즈컴바인에 대해 투자위험종목 지정 및 매매거래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예고하자 정규시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하한가(10%)로 추락했다. 제한된 유통물량 탓에 소량 거래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어 자칫 '폭탄 돌리기' 같은 투기성 게임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코스닥 정규시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오후 3~6시)에서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해 1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외거래에서의 가격변동폭은 ±10%다. 이날 정규시장에선 상한가(29.92%)까지 오른 15만11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일 2만3200원에 불과하던 코데즈컴바인은 이튿날 상한가를 기록하고서 뚜렷한 호재 없이 급등세를 지속했다. 주가는 거래가 정지된 지난 10일을 포함해 9거래일간 551%나 뛰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4조8000억원가량 불어나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5조7181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에 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 주가 흐름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계좌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관여한 정황이 있어 시세조종이나 주가조작 가능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데즈컴바인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유통물량이 총 상장주식 수의 0.6%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총 8만5787주를 순매수했다. 총 상장주식 수 3784만여 주를 감안하면 아주 적은 물량이지만, 최대주주인 코튼클럽이 보유한 3422만주와 채권단이 보유한 337만주가 모두 보호예수(매각제한)된 상태여서 유통주식 수가 25만여 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보면 적지 않은 물량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적을 세탁한 소위 '검은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통물량이 워낙 적어 소량 매물만으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므로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데즈컴바인은 이렇다 할 호재가 없다고 스스로 밝혔다. 거래소가 지난 4일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데 대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 10일 하루 매매를 정지했으나 거래가 재개된 11일부터 사흘 연속 또다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코데즈컴바인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데즈컴바인은 이 종목이 속한 코스닥시장에도 왜곡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코스닥지수는 장중 600선이 붕괴됐지만 지금은 7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코스닥 전체 시총의 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이상 급등하면서 발생한 '착시 효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코데즈컴바인이 보인 주가 급등은 코스닥지수를 16.28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코데즈컴바인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면 코스닥지수가 693.34가 아닌 677.06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시가총액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시총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 지수도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종목은 따로 떼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데즈컴바인은 1995년 윤디자인연구소 산하 브랜드로 시작해 2002년 본격 브랜드로 출범했다. 대표적인 국내 토종 SPA(생산유통일괄)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2010년까지만 해도 연매출 2000억원을 넘기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이후 경영권 분쟁과 해외 SPA 브랜드의 공습으로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2007년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나 결국 작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박인혜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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