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남자] '안양의 스코어러' 이정현, 끊임없이 던졌지만..

손동환 2016. 3. 1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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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KGC 이정현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역사는 승자만 기억한다. 패자의 분투를 기억하지 않는다.

KBL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라는 명칭이 붙기 때문에, 더욱 냉정하게 승자를 기억한다. 특히, 플레이오프 같은 자리가 더욱 그렇다. 맞대결하는 두 구단의 명암이 ‘승리’와 ‘패배’라는 두 단어에 엇갈린다.

그러나 패자의 노력을 무위로 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로 눈물 흘린 남자가 있다. 그 선수에게 ‘눈물 흘린 남자’라는 타이틀을 줬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이정현(191cm, 가드)을 첫 번째 남자로 선정했다.

# 이정현의 정규리그 키워드, ‘급부상’과 ‘급부진’

[에이스로 급부상한 이정현]
– 정규리그 1라운드 : 1경기 30분 19초, 33점(3점슛 : 5/9) 5스틸 4리바운드
– 정규리그 2라운드 : 10경기 평균 31분 59초, 16.2점 3.6어시스트 3.1리바운드 1.9스틸
– 정규리그 3라운드 : 8경기 평균 29분 20초, 14.5점 3.1리바운드 2.9어시스트 1.5스틸
– 정규리그 4라운드 : 9경기 평균 32분 28초, 16.6점 3.2어시스트 2.9리바운드 1.6스틸
– 정규리그 5라운드 : 9경기 평균 29분 29초, 10.7점 2.9어시스트 2.3리바운드
* KGC인삼공사 : 이정현 출전 시 23승 14패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급격히 부진한 이정현]
– 정규리그 6라운드 : 9경기 평균 28분 20초, 7.8점 3.3어시스트 2.2리바운드 1.7스틸
* 2016년 1월 31일(vs. SK) : 32분 20초, 7점 4리바운드
* 2016년 2월 4일(vs. 오리온) : 34분 35초, 16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 2016년 2월 6일(vs. 삼성) : 14분 36초, 1점 1어시스트 1스틸
* 2016년 2월 8일(vs. 동부) : 32분 16초, 7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 4스틸
* 2016년 2월 12일(vs. LG) : 31분 54초, 6점 4어시스트
* 2016년 2월 14일(vs. kt) : 35분 41초, 15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 2016년 2월 17일(vs. 전자랜드) : 35분 41초, 11점 6어시스트 3스틸
* 2016년 2월 19일(vs. 모비스) : 17분 51초, 3점 4어시스트
* 2016년 2월 21일(vs. KCC) : 20분 10초, 4점
* 정규리그 6라운드 3점슛 성공률 : 26.7% (8/30)

KGC인삼공사는 2015~2016 시즌 전부터 위기를 겪었다. ‘명장’ 전창진(53) 감독이 ‘승부 조작 혐의’로 시즌 전에 사퇴했고, ‘단신 외국선수’ 프랭크 로빈슨(188cm, 가드)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라이언 킹’ 오세근(200cm, 센터)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20경기 출전 불가’에 묶였고, 이정현(191cm, 가드)과 박찬희(190cm, 가드)는 대표팀으로 차출됐다. 양희종(195cm, 포워드)도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다.
게다가 새롭게 들어온 마리오 리틀(190cm, 가드)도 슈팅 감각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 농구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KGC인삼공사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좋지 않은 상황은 시즌 초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KGC인삼공사는 개막 후 4경기를 모두 패했다. 양희종과 강병현(193cm, 가드), 찰스 로드(201cm, 센터)의 부담은 커지고 있었다.
정규리그 1라운드 마지막이 됐다. 구세주가 한 명 나타났다. 이정현이었다.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자신보다 수준 높은 선수를 상대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경험’과 ‘자신감’을 소속 팀을 위해 활용했다. 이정현이 돌아온 KGC인삼공사는 승승장구했다. 특히, 2015년 11월 전 경기(7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KBL 역대 최초 기록.
김승기(44) KGC인삼공사 감독은 “(이)정현이는 원래 그 정도 할 수 있는 선수다. 비시즌 훈련 때도 슈팅과 2대2 등 슈팅 가드로써 능력을 보여줬다. 힘이나 체력만큼은 (조)성민이보다 좋은 것 같다”며 이정현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정현은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부진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묶인 것. 조급한 마음에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도 남발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로 잘못된 플레이를 고치려고 했다. 플레이오프를 위한 예열 단계였다.

# 에이스, 중요한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부진 탈피한 에이스]
– 2015~2016 6강 PO 기록 : 평균 31분 13초, 20.8점 3.8어시스트 2.8리바운드 2.0스틸
1) 1차전 : 21분 20초, 16점(3점슛 : 3/7) 4어시스트 3리바운드 (승)
2) 2차전 : 31분 41초, 25점(3점슛 : 4/7) 3리바운드 2어시스트 (승)
3) 3차전 : 35분 10초, 18점(3점슛 : 1/8) 6어시스트 4리바운드 2스틸
4) 4차전 : 36분 40초, 24점(후반전 : 17점) 4스틸 3어시스트 (승)
[에이스, 분투했지만…]
– 2015~2016 4강 PO 기록 : 평균 33분 44초, 16.8점 2.3리바운드 1.8어시스트 1.0스틸
1) 1차전 : 29분 31초, 7점(3점슛 : 1/6) 2어시스트 2스틸
2) 2차전 : 31분 32초, 10점(3점슛 : 2/7)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 3차전 : 40분 22초, 25점(3점슛 : 6/12) 4리바운드 2어시스트 (승)
4) 4차전 : 33분 31초, 25점(3점슛 : 3/6) 2리바운드

이정현은 ‘사전 슈팅 동작’과 ‘슈팅 페이크’, ‘슈팅 밸런스’를 모두 갖췄다. 슈터로써 첫 번째 조건을 갖췄다. 돌파나 2대2 전개, 볼 운반과 포스트업까지. 팀 내에서 다양한 역할(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스몰포워드)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 상대 집중 견제에 조급해졌다. 정확하지 않은 플레이를 보였다. 비디오로 자신을 분석한 후, 코칭스태프에게 조언을 구했다. 스텝과 볼 잡는 동작, 슈팅 동작 등 기본적인 것부터 다잡았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호재가 생겼다. ‘정규리그 출전 정지’에 묶였던 전성현(188cm, 포워드)이 가세한 것. 이정현은 집중 견제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안정적인 슈팅 밸런스와 영리한 플레이를 되찾았다. 그리고 원래의 폭발력을 보여줬다.
시리즈를 결정하는 4차전에서 영웅이 됐다. KGC인삼공사가 경기 종료 7.3초 전 삼성과 83-83으로 팽팽히 맞섰다. 이정현이 정면에서 볼을 잡았고, 오세근의 스크린을 역이용해 오른쪽을 돌파했다. 무주공산의 페인트 존에서 오른손 레이업슛을 성공했다. 삼성의 마지막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고, 이정현은 KGC인삼공사에 ‘4강행 티켓’을 줬다.
KGC인삼공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와 만났다. 추승균(42) KCC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키 플레이어는 이정현이라고 본다. 플레이오프 내내 잘 했고, 4차전에서 결승 득점도 넣었다”며 이정현을 경계했다.
이정현은 신명호(184cm, 가드)-김효범(193cm, 가드)-김민구(190cm, 가드) 등 KCC 가드의 견제에 시달렸다. 2차전까지 부진했다. 3차전과 4차전에 슈팅 감각을 회복했지만, KGC인삼공사는 시즌을 마쳤다. 이정현은 에이스로써 분투했지만, 팀의 시즌 아웃을 막지 못했다. ‘눈물 흘린 남자’가 되고 말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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