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마이너스 금리 한달.. 금융시장 불안만 키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14 17:26

수정 2016.03.14 17:26

경기부양 효과 없어.. 국채 유통금리 바닥
MMF 운용 포기 잇따라.. 기업·개인 대출도 줄어
일본 정부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1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고 보고 있지만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어떤 선택을 할지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BOJ가 지난달 16일부터 일본 시중은행들이 BOJ에 예치하는 자금에 연 0.1%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왔으나 성과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금융시장의 타격이다. 기준금리로 통하는 BOJ 예치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지면서 기준금리를 따라가는 국채 유통금리도 바닥을 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채권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일본 국채의 약 70%는 유통금리가 0%이거나 마이너스로 떨어졌으며 지난달 BOJ 설문에 따르면 채권 중개인 69%는 3개월 전에 비해 채권시장의 시장기능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사들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앞다퉈 MMF 운영을 포기하고 있다. 이달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MMF 운용사 11곳 모두가 신규 투자금 모집을 중단하고 펀드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타격에도 의도한 은행의 기업·개인 대출이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BOJ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은행들의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대비 2.2%로 올해 1월 증가율(2.4%)에서 되레 떨어졌다. 기존의 예금 보유자들은 예금금리 하락에 소비를 늘리기는커녕 예금을 인출해 현금으로 집에 쌓아놓는 형편이다. 지난달 일본의 현금유통량은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두고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함께 개인 및 기업용 금고 판매가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일단 시장전문가들은 BOJ가 이달부터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달 11일 관련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은 주장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40명 가운데 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구로다 총재가 올해 1~2월 사이 20회 가까이 일본 의회에 출석, 2013년 취임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빈번하게 불려나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정치적 압박이 적지 않은 만큼 구로다 총재가 어떤 선택을 할지 단정할 수 없다고 시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