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의 솔.까.말] 스크린 쏠림, '귀향'·'동주'에 답이 있다

2016. 3. 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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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국 영화의 고질적 문제인 스크린 쏠림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영화 ‘귀향’과 ‘동주’에서 답을 찾아야 할 듯 싶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영화 ‘귀향’과 ‘동주’가 각각 300만과 100만 관객들 돌파했다. 개봉 전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을지, 개봉 2주차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있는 곳이 없는 건 아닌지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관객들의 폭발적 지지 속에 ‘기적 흥행’을 일궈냈다. 그리고 이 ‘기적 흥행’의 중심에 관객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동주’는 일찌감치 강하늘, 박정민이라는 잘 알려진 배우 그리고 거장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영화에서 윤동주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재미 보다는 의미를 쫓는 작품이기에 흥행이 불투명했다. ‘귀향’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스타 배우보다 신인 배우가 영화의 대표 얼굴로 나섰고 연출을 맡은 조정래 감독 또한 다큐멘터리 쪽에서는 알려졌지만 대중들에게 친숙한 감독은 아니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탔고, 점차 스크린 수가 늘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마블 히어로 ‘데드풀’은 물론 스타 배우의 출연만으로 눈길을 모은 ‘검사 외전’과 ‘좋아해줘’,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등과 경쟁에서도 스크린을 지켜냈다. 오히려 개봉 2주차 자체 최다 스크린수를 기록하는 ‘반전 행보’까지 보였다.

실제 지난달 17일 개봉한 ‘동주’는 374개 스크린에서 시작, 2주차 약 550개까지 스크린이 증가했다. 완성도는 뛰어났지만 자칫 관객들에게 보여질 기회가 없는 건 아닐지 우려했던 것이 무색해질 정도로 개봉 4주차 주말인 지난 13일에는 3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귀향’은 개봉 전부터 미국 상영회 소식으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린 만큼 개봉일인 지난달 24일 513개의 스크린으로 포문을 열었다. 삼일절 당일에는 876개까지 스크린이 증가했다. 평일에 다소 줄었던 스크린 수는 다시 주말을 맞아 증가, 846개(3월 5일)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개봉 3주차 주말인 지난 13일에는 654개 스크린에서 ‘귀향’이 상영되는 경험을 선사했다. 프라임 시간대를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가 점령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났다.

그동안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었던 스크린 쏠림 현상. 하지만 ‘귀향’과 ‘동주’는 이런 스크린 쏠림 현상의 피해자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관객들의 든든한 지지 속에서 작은 몸집으로 큰 버짓의 영화들을 위협했다. 관객들은 상영관 확대를 요청했고, 상영 릴레이를 펼치는가 하면, 프라임 시간대에 관객석을 꽉 채우며 초반 자신들을 외면했던 대형 멀티플렉스의 콧대를 꺾어 놨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관객들의 ‘지지’와 ‘행동’이 있다면 스크린 쏠림 현상도 충분히 바꿔나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우리는 ‘귀향’과 ‘동주’를 통해 관객의 힘을 봤다. 그리고 관객이 움직인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스크린 쏠림 현상을 막아낼 수도 있다는 희망을 봤다. 한 영화에 편중되는 현상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문제를 지적해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관객이 나서야 할 때이다. 누구도 관객의 볼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지켜낼 수밖에 없다.

[영화 ‘귀향’과 ‘동주’ 포스터. 사진 = 와우픽쳐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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