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결혼계약' 안지훈, 누나바라기 '연하남' 늘 옳다

최보란 2016. 3. 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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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훈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안방극장에 '연하남'의 틈새시장은 늘 열려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MBC 주말극 '결혼계약'에서 여주인공 유이 곁을 말없이 지키는 '연하남' 안지훈(23)을 눈썰미 좋은 시청자라면 이미 포착했을 것.

안지훈은 '결혼계약'에서 지훈(이서진)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조승주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혜수(유이 분)와 유년시절을 같은 동네에서 자라며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사이로, 나이는 어리지만 혜수의 '키다리 아저씨' 아니, '키다리 연하남'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특히 지난 6일 방송된 2회분에서 위기에 처한 혜수를 지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겨다. 오래전 사고로 죽은남편이 남기고간 사채 빚으로 인해 사채업자들이 혜수가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행패를 부렸고 이때 적극적으로 나서 혜수를 지켜주던 이가 바로 승주였다.

안지훈은 승주 역의 매력에 대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누군가를 지켜준다는 점이 좋았어요"라며 "좀 복잡했는데, 로맨스라기 보다는 혜수를 지켜주고 싶고, 안쓰럽고, 도와주고 싶은 것 같아요. 단순하고 우직한 성격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2화 액션에 대해 "넘어지는 장면을 스무 번 정도는 찍은 것 같아요. 제 딴에는 리얼하게 하고 싶어서 넘어지는 것도 일부러 세 게 넘어졌죠. 엄청 재밌게 촬영해서 아픈 줄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피멍이 들어있더라고요"라며 웃음 지었다.

아직 방송 초반이라 많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유이-안지훈의 케미와 묘한 삼각관계 또한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주목된다. 상대 역 유이와 호흡에 대해서는 "아직 초반이고, 처음에는 좀 어색했죠"라며서도 "유이 선배님 성격이 워낙 밝으시고 옆에서 많이 챙겨주시니까 점점 친해지고 있어요. 선배님의 열연에 저도 함께 이끌려가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사실 안지훈은 이번 '결혼계약'이 데뷔 이래 두 번째 작품이다. 그는 지난해 KBS2 '오 마이 비너스'를 통해 안방극장에 신고식을 치른바 있다. 당시 신선한 마스크와 섬세한 사투리연기로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첫 작품이었던 만큼 안지훈은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못해도 연기자로 데뷔하는데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일찍 데뷔 하게 돼 부담도 있고 긴장감도 컸어요. 잘 하고 싶은 맘이야 굴뚝같았지만 많이 부족했죠. 오디션을 보고 갑작스럽게 투입되게 됐어요. 아는게 없어서 힘들기도 했고, 폐를 끼치진 않았나 싶고, 스스로도 아쉬움이 커요. 점수로 매기면 100점 만점에 한 5점 정도?"

'결혼계약' 제작진과 미팅 때에도 안지훈은 전작의 아쉬움을 솔직히 말하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의 열정에 반한 제작진 또한 "그런 상심을 깨주고 싶다"며 흔쾌히 손을 내밀어 줬다. 안지훈은 "이번 작품에서는 못해도 70점 정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안지훈
일찌감치 연기자의 꿈을 꾸고 현실화시킨 그가 이미 군필이라는 사실도 놀랍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해왔기에 체대로 진학했지만, 마음에 들어온 배우의 꿈에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군대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 위한 선택이었다.

"19살에 군대를 다녀왔어요. 대학에 진학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집중이 안 됐고, 그 때문에 바로 군입대를 신청했죠. 군대에서 많은 생각 끝에 결심을 굳히고, 제대 후 서울에 집을 구했어요. 연기공부를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시작했죠. 근데 때 마침 아르바이트 중이던 자동차 매장에서 현재 소속사 대표님을 만난 거예요. 운이 좋았죠."

안지훈이 남들보다 빠르게 데뷔 기회를 얻고, 금새 차기작을 만나게 된 것이 결코 '운'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오 마이 비너스'에서 사투리를 연기하기 위해 직접 대구에 사는 군대 선임들을 찾아갈 정도로 노력파다. '오마이비너스' 때 그런 열정이 캐스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이고, '결혼계약' 때도 마찬가지였다.

"승주 역할이 저와 성격이랑 비슷한 면도 있긴 한데. 직업적으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홀직원이라는 점에서 닮은 부분이 있더라고요. 제가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꽤 있거든요. 일단 식당에서 서빙하는 분들 유심히 보기도 하고. 실제 아르바이트 했던 경험도 바탕으로 연구 했어요. 아르바이트 했던 곳에 인사 드릴겸 찾아가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하고. 일단은 뭐든 몸으로 실천하는 편이예요."

의지가 강하고 준비된 자세에 반듯한 이목구비, 훤칠한 키와 다부진 체격은 배우로서 금상첨화가 아닐까. 더욱이 7살 시절부터 태권도를 해 와 남다른 운동실력까지 갖추고 있는 안지훈. 스스로도 액션 연기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은 사실 '시한부 삶의 순정남'이라고 밝혀 반전을 안기기. 그는 "'좋아해줘' 강하늘 선배님이 하셨던 역할을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어요. 남자 주인공이 아프지만, 그걸 숨기고 누굴 사랑하는 역할. 이별했다가도 결국 다시 만나는 그런 로맨스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외적인 조건과 열정을 겸비한 그가 배우를 꿈꾼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워 보인다. 실제 촬영현장에서 스태프로 일했던 경험은 그의 꿈에 불씨를 당겼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SBS 드라마 세트장 짓는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하게 된 적이 있어요. 배우들이 촬영하는 모습을 몰래 보고 있으니 행복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기에 내가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품게 됐죠. '샐러리맨 초한지', '패션왕' 촬영을 한창 할 때 였는데, 배우들이 쉴 때 조심스럽게 찾아한테 가서 조언도 구하곤 했어요."

특히 '샐러리맨 초한지'에 출연 중이던 홍수현은 배우를 꿈꾼다는 안지훈의 말에 "나중에 배우로 만나면 좋겠다"라며 응원을 해 줬다고. 안지훈은 "연기자 데뷔 후 만나뵙지 못했지만, 언젠가 꼭 한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선배님"이라며 각별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여느 신인 배우들이 유명한 배우들을 롤모델로 꼽으며 그렇게 되길 희망하는 것과 달리, 안지훈은 조금 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처음 드라마 세트장에서 제가 느꼈던 행복한 느낌을 누군가에도 주고 싶어요. 나아가서는 누군가의 삶에 희망을 주는 그런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훗날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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