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딸 2번이나 떨어뜨린 '술취한 아빠'..실수였나

2016. 3. 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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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실수' 주장..경찰 '고의성' 집중 수사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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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실수' 주장…경찰 '고의성' 집중 수사

(부천=연합뉴스) 손현규 최은지 기자 = 생후 채 석달도 안된 딸을 학대해 다치게 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부천 젖먹이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 2차례나 딸을 바닥에 떨어뜨린 게 실수였다는 피의자 진술에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은 "원치 않던 출산으로 딸에 대한 애정이 많지 않았다"는 학대 부부의 진술로 미뤄 아버지가 고의로 딸을 바닥에 떨어뜨려 살해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에 따르면 10일 각각 폭행치사와 유기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된 아버지 A(23)씨와 어머니 B(23)씨는 2014년 10월 결혼했다.

친구 소개로 만나 4개월 만에 부부가 됐다.

그러나 양가 모두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 탓에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부천의 작은 다세대 주택에 신혼살림부터 차렸다.

결혼 후 A씨는 골프가방 제조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B씨는 지난해 초 계획에도 없던 임신을 한 뒤 일을 그만뒀다. A씨 혼자 생활비를 벌게 됐고, 올해 2월부터는 집 근처 호프집에서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이마저도 이달 초 그만뒀다.

A씨는 인터넷 롤플레잉 게임을 좋아했다. B씨는 퇴근 후 집에 와서 게임을 하는 남편이 항상 못마땅했다. 신혼이지만 다툼이 잦았다.

아이를 키울 생활 형편이 아닌 데다 어린 나이에 덜컥 임신한 뒤부터 둘은 더 자주 부부싸움을 했다.

딸 C양이 태어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무렵인 올해 1월 27일에도 A씨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했다.

홧김에 딸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온 A씨는 길을 걷다가 젖먹이 딸을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뜨렸다.

어깨뼈와 우측 팔이 부러졌고, 머리 등 5곳에 찰과상을 입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딸을 바닥에 떨어뜨린 일은 한 달 보름 뒤 다시 반복됐다. 또 A씨였다.

그는 9일 오전 2시께 자택 안방 아기 침대에서 딸을 꺼내다가 바닥에 떨어뜨렸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롤게임을 하는데 애가 우는 상황이었다.

A씨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자 울자 작은방으로 데려가 젖병을 입에 물려놓고 배를 눌러 억지로 잠을 재웠다.

그는 울음을 멈춘 딸을 보고선 아내가 있던 안방으로 돌아와 함께 잠이 들었다. 이번에도 딸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 C양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10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결국 숨졌다.

A씨는 경찰에서 "2차례 모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실수로 딸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부부는 "계획하지 않았는데 아기가 생겼고 그렇게 태어난 딸에 애정도 많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육아를 등한시하는 아내로부터 아기를 떠맡게 되자 고의로 딸을 떨어뜨려 숨지게 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일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긴급체포한 이유도 지속해서 딸을 학대한 점과 2차례나 바닥에 떨어뜨린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폭행이 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닥에 떨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고의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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