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에 대한 3가지 의문점.. ① 창의적 승부수도 가능? ② 직관에서도 앞선다? ③ 실수는 의도된 것인가?

2016. 3. 1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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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취재진이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두 번째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왼편 위쪽에서 마이클 레드먼드(오른쪽·9단)와 크리스 갈록이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대국을 해설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9, 10일 대국 결과를 두고 많은 바둑 전문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승리를 자신하던 이 9단이 2연패한 탓도 있지만 알파고의 기력이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9단급 실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알파고는 인간의 강점이라던 직관력과 창의력이 발휘되는 초반 포석에서 오히려 이 9단을 앞섰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알파고는 3가지 의문점을 낳고 있다.

①창의적인 수도 둔다?

대국 전 전망은 창의적인 수에서는 인간이 앞설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뤘다. 보통 인간은 정석을 지키면서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창의적인 수로 상대를 흔든다. 이 9단은 평소 초반 포석에는 약점을 보이지만 후반 이 같은 수로 전세를 뒤집는 스타일이다. 2차전인 10일 알파고는 기존 화점에 충실하던 포석에서 3수째부터 변칙수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알파고는 초반 우하귀에서 정석 플레이를 하다 갑자기 상변에 돌을 놓았다. 인간의 바둑에서는 볼 수 없는 변칙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승부를 종잡을 수 없었던 종반 우상변 169수로 국면전환을 시도한 이 9단에 맞대응하지 않고 중앙 167수로 바꿔치기하면서 이 9단의 넋을 빼놓았다. 알파고는 전날에도 이 9단이 강한 세력을 점하고 있던 중앙 우측에 백 102수로 뛰어들며 국면을 반전시켰다. 인공지능이 창의적인 승부수를 둘 수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②직관에서도 앞선다?

바둑에서 직관이 돋보이는 것은 초반 포석 때다. 거의 무한대 경우의 수가 있는 만큼 각자 자신의 직관에 따라 돌을 놓는다. 하지만 2만 시간 이상 바둑을 둔 프로기사들은 정석에 따라 포석을 한다. 그런데 알파고는 결과적으로 정석을 따르되 포석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딥마인드의 CEO이자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미스는 “알파고는 수읽기가 많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시간을 좀 더 소요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차전에서는 이 9단이 상대를 떠보기 위해 포석 단계에서 변칙수를 던졌지만 정석으로 나온 알파고가 포석에서 우위를 지켰고 이것이 끝까지 이 9단을 괴롭혔다.

③실수는 의도된 것인가?

알파고는 첫날 중반에 자잘한 실수를 했다. 이를 두고 일부러 상대를 방심케 하려고 계산된 실수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프로기사들 입장에선 이상한 수였지만 대국이 끝난 뒤 냉정하게 보면 그 수로 인해 쉽게 이겼다고 볼 수 있다. 알파고의 수가 상대의 방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산된 것이라면 알파고의 기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심리전도 한다는 얘기다. 최철한 9단은 “중반에 이상한 수로 보였지만 나중에 보니 나름 그 수순이 의미가 있었다”며 “알파고는 정상급 기사”라고 평했다. 이다혜 4단은 “이게 사실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알파고가 판 전체를 보는 눈이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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