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국> 잡히지 않는 안개와 싸우는 이세돌.."너무 불리"

2016. 3. 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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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반에 주도권 확실히 잡아야 승산 있어
<세기의 대국> 이세돌 2연패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초중반에 주도권 확실히 잡아야 승산 있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알파고의 정체를 통 모르겠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인간 최고수 이세돌 9단과 두 판의 공개 대국을 펼쳐 모두 이겼다.

알파고 공략법을 찾으려고 해도 뚜렷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감 넘쳤던 이세돌 9단도 "이제 2대 0이고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5판을 겨뤄 3판을 이겨야 이번 대결에서 승리한다.

이세돌 9단의 완승을 점쳤던 전문가들의 전망도 잿빛으로 변하고 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이세돌이 너무 불리하다"며 "막대한 데이터를 가진 슈퍼컴퓨터 알파고에 비해 이세돌은 알파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보량의 비대칭은 이세돌 9단의 패인으로 작용한다.

양 사무총장은 "이세돌 9단이 경기 전에 알파고를 너무 경시했다"며 "알파고가 이상한 수를 두는 데 정체를 모르니까 당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파고는 이날 종잡을 수 없는 변칙적인 수를 펼쳤다.

이세돌 9단은 안전주행하는 작전으로 알파고의 공격을 무력화하기도 했으나, 결국은 견고하게 따라잡은 알파고에 주도권을 내주고 항복하고 말았다.

국제바둑연맹 사무국장인 이하진 3단은 "외국 기사들도 알파고의 수에 대해 '프로라면 절대 둘 수 없는 수'라며 놀라워한다. 더군다나 나쁜 수가 아니였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1·2국에서 보인 공통점이 있다면 전투를 즐기고 전투에 강했다는 것.

이에 대해 이하진 3단은 "알파고는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두는 특성이 있는 듯하다.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무리하지 않는다"며 "알파고가 변칙적인 수를 자주 놓은 것은 그만큼 이세돌 9단이 어려운 상황으로 몰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으로 알파고의 정확한 실력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양 사무총장은 "알파고는 이기는 길이 있으면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웬만해서는 '최선'을 다 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치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창혁 9단은 "알파고가 어제는 끝내기 부분에 문제점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끝내기에서 너무 잘 둬서 깜짝 놀랐다"며 '반전'에 혀를 내둘렀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도 알파고의 장단점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알파고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이용한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의 실력을 추정하기 위해 이런 대국을 치러야 한다. 알파고의 장단점을 찾기 위해 이런 대전을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적인 상황도 이세돌 9단에게 불리하다.

양 사무총장은 "이세돌의 컨디션도 너무 안 좋다"며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이번 대국을 앞두고 이세돌은 수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이번 대국 직전에는 중국에서 열린 농심배에 참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판을 거듭할수록 이세돌 9단의 체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알파고는 무한 체력을 가진 기계다.

이세돌 9단은 제3국이 펼쳐지는 12일까지 컨디션을 회복해야 인간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세돌 9단도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다.

알파고의 계산력은 후반으로 갈수록 정밀해지기 때문에 초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양 사무총장은 "초중반에 대세를 잡는 것은 인간이 낫지 않겠나"라며 "중후반에 이르기 전까지 주도권을 잡고 리드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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